서태지와 아이들, 마지막 승부 뜬 그해…롯데·LG 웃었다 [프로야구 40년 시간여행(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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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년 시간여행

1982년 여섯 팀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40년 사이 10개 구단으로 성장했다. 프로야구 원년 입장권은 성인 기준 3000~500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었다.

1982년 여섯 팀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40년 사이 10개 구단으로 성장했다. 프로야구 원년 입장권은 성인 기준 3000~500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 낭만을, 국민에게 여가 선용을.’

1982년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가 40주년을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해태 타이거즈, OB 베어스, 삼미슈퍼스타즈, MBC 청룡 등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현재 10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빙그레(현 한화)가 1986년 가세한 데 이어 1990년 쌍방울, 2011년 NC가 합류했다. 그리고 2013년 KT 위즈가 창단하면서 10개 구단 시대를 열었다.

KBO리그가 성장한 지난 40년 동안 대한민국은 많이 달라졌다. 통신기술(IT)의 발달, 경제 성장과 함께 정치·사회·문화계에 격변이 일어났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롯데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 한·중 공식수교

프로야구 원년에 창단해 한 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은 구단은 두 개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다. 롯데의 우승 시계는 1992년 멈췄다. '남두오성'이라 불리던 김민호, 김응국, 박정태, 전준호, 이종운을 앞세운 소총타선으로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선 삼성, 해태, 빙그레를 차례로 이겼다.

1984년 첫 우승을 이끈 최동원에 이어 92년 고졸 신인 염종석이 역투를 펼치면서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호투를 펼친 염종석은 신인왕에 올랐다.

그해 가요계에서도 안경을 낀 남자가 나타났다.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리더 서태지다.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였던 그는 랩과 댄스 음악을 들고나와 가요계의 판도를 바꿨다. 청소년들은 그들의 패션을 따라 했다. 트로트와 발라드 위주의 가요계가 'K-POP'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만들어졌다.

1988년을 기점으로 양국 관계는 급물살을 탔고, 1992년 8월 24일 대한민국은 '자유중국'이라고 부르던 대만과 단교했다. 대신 '중공'이라 부르던 중국에게 손을 내밀었다. 양국 수교는 경제·문화적인 큰 변화를 가져왔다. 경기도 고양군은 일산 신도시 개발과 함께 고양시로 승격됐다. 마광수 교수가 소설 '즐거운 사라'의 외설 논란으로 강의중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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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994년

만화 ‘슬램덩크’ 드라마 ‘마지막 승부’ 히트

슬램덩크

슬램덩크

MBC를 인수한 LG 트윈스는 1994년 신인 트로이카 김재현-류지현-서용빈을 앞세운 '신바람 야구' 열풍을 일으켰다. 이광환 감독은 '투수 분업'과 '자율 야구'로 성공을 거뒀다. 1995년엔 그룹명을 아예 LG로 바꿀 정도로 야구단의 위상이 높았다.

농구 인기도 대단했다.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김훈, 서장훈 등을 주축으로 한 연세대가 대학 팀 최초로 농구대잔치 우승을 차지했다. 전희철과 김병철을 앞세운 라이벌 고려대 역시 실업팀들을 곧잘 이겼다. ‘오빠 부대’가 농구장을 점령했다. 일본 농구 만화 ‘슬램덩크’는 1000만부 이상 팔렸다.

대학팀 최초로 농구대잔치 우승을 차지한 연세대

대학팀 최초로 농구대잔치 우승을 차지한 연세대

정점을 찍은 건 '마지막 승부'였다. 청춘스타 장동건, 손지창, 심은하가 출연한 드라마는 큰 인기를 누렸다. 가수 김민교가 부른 OST도 가요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3년 뒤엔 농구 붐을 타고 프로농구가 출범했다.

엄청난 폭염으로 전국에서 9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열대야’란 표현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였다. 서울에서만 열대야가 35일이나 이어졌다. 에어컨 보급도 가속화됐다. 10월엔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한강 성수대교 붕괴

한강 성수대교 붕괴

10월 21일엔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6대가 추락했고 32명이 사망했다. 이듬해 삼풍백화점 사고와 함께 부실 공사 및 관리 부실이 만든 대표적인 인재(人災)로 꼽힌다. 정부는 대대적인 안전 검사를 실시했고, 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가 재시공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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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999년

Y2K 오류 … 영화 ‘쉬리’ 한국영화 새 장

Y2K

Y2K

1986년 빙그레 이글스로 창단한 한화는 1999년 첫 우승을 달성한다. 당시 프로야구는 양대리그를 도입했고, 매직리그 2위에 오른 한화는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4승1패로 물리쳤다.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 구대성 등이 버틴 마운드가 돋보였다. 프랜차이즈 스타 장종훈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세기말'인 1999년엔 'Y2K' 문제가 부상했다. 당시 컴퓨터에선 용량을 아끼기 위해 연도 표기를 두 자리로만 했다. 하지만 2000년을 '00'으로 표기할 경우, 1900년과 혼동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었다. 전세계 IT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국내 100대 기업이 당시 Y2K 문제를 위해 쓴 비용은 평균 47억원에 달했다. 정부와 기업들이 미리 준비한 덕분에 큰 사회적 혼란은 없었다.

영화 쉬리의 한 장면

영화 쉬리의 한 장면

연예계에선 '테크노 열풍'이 불었다.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한 이정현은 테크노 여전사로 변신해 '와', '바꿔'로 큰 인기를 누렸다. 배우 전지현은 광고에서 테크노 댄스를 선보인 뒤 'CF 퀸'으로 떠올랐다. '쉬리'는 전국에서 693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시작을 열었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영화 '매트릭스' 1편도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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