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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돌연 양녀 올랐다…드라마 뺨친 '200억 상속전쟁' [금융SOS외전-가족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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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가까운 할머니 A씨의 200억원대 재산을 둘러싼 가족간의 다툼이 화제다.[사진 photoAC]

100세 가까운 할머니 A씨의 200억원대 재산을 둘러싼 가족간의 다툼이 화제다.[사진 photoAC]

[금융SOS외전-가족쩐]

최근 자산관리(PB)업계에선 100세 가까운 할머니 A씨의 200억원대 재산을 두고 요양보호사였던 ‘수양딸’과 친척들 간에 벌어지는 다툼이 화제다. 현재 상속 1순위인 70대 미혼 아들은 치매를 앓는 데다 A씨 조차 기력이 쇠약해 상속 플랜을 마무리 지을 수 없어서다.

이런 상황 속 A씨의 조카들이 나서서 상속과 관련한 내용을 알아보다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수년 전부터 A씨의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B씨가 친척들도 모르게 A씨의 호적에 양녀로 올라가 있었다. 만일 치매를 앓는 아들이 사망하면 1순위 법정 상속인은 수양딸이 돼 전 재산을 갖게 된다.

당초 아들이 사망하면 재산은 4순위인 방계혈족, 즉 A씨의 조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수양딸’이 등장한 것이다. 친척들은 B씨를 상대로 입양 무효 확인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가족 간의 상속 다툼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당장 A씨가 떠나면 치매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아들이 홀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그가 상속재산을 제대로 지키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했다. 대안은 ‘성년 후견인’ 제도다. 치매 등 질병이나 고령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어려운 이들을 대신해 후견인이 재산을 관리하거나 법률 행위의 대리권·동의권 등을 행사한다. 후견인은 본인이나 친족 등의 청구로 법원이 선임한다.

지혜진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변호사는 “문제는 후견인을 선정해도 재산을 둘러싼 횡령이나 배임 등의 사건이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A씨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아들의 후견인을 정한 뒤 재산은 신탁으로 보관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치매 걸린 아들의 신상 보호와 재산 관리를 분리하는 것이다. 상속 재산에 대한 안전장치로는 유언대용신탁이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신탁자(유언자)가 보험을 제외한 전 재산을 맡기면 금융사가 피상속인 생전에는 자산을 관리하고, 사후에 상속 집행을 책임지는 서비스다. 금융사가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예금이나 부동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유언대용신탁은 세대 간 연속적인 상속 설계를 할 수 있다. 사례 속 A씨도 본인의 노후는 물론 그가 떠난 뒤 아들의 노후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A씨가 신탁으로 재산을 맡긴 뒤 아들 간병비 등 노후 생활비를 쓰고, (본인) 사망한 뒤에는 아들에게 병원비 등 매달 생활비가 나오도록 세대 간 연속 설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인 입양은 절차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아동 등 미성년자를 입양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미성년자 입양허가제)를 받아야 한다. 이와 달리 성인 입양은 양부모와 양자가 합의해 입양신고서를 구청·시청 등에 제출하면 된다. 다만 양자의 친부모가 있을 경우 동의는 얻어야 한다.

지혜진 변호사는 “성인 입양은 신고제로 미성년자보다 절차가 까다롭지 않다”며 “이를 악용해 간혹 건강이 좋지 않은 부유한 노인에게 접근해 입양 절차를 밟는 사례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철 하나은행 신탁사업본부 본부장은 “피상속인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할 때 유언장 작성으로 재산 분배 의사를 명확하게 하고 상속플랜을 미리 짜둬야 가족 간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SOS외전-가족쩐]
가족 간의 쩐의 전쟁(가족쩐)은 지난해 3월부터 연재한 [금융SOS] 코너 외전입니다. 일상 속 ‘돈’으로 얽힌 문제 가운데 결혼과 이혼, 상속과 증여 등으로 생긴 가족 간 돈 문제를 전문가의 도움으로 풀어줍니다. 사랑보다, 피보다 진한 ‘돈’ 때문에 벌어지는 가족 간 분쟁을 막고, 한 푼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가족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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