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5억→37억→26억…가격 널뛴 반포주공1단지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2022.09.09 05:01

업데이트 2022.09.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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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대장주의 하나인 반포1단지 3주구. 철거 전 기존 아파트 전경.

강남 재건축 대장주의 하나인 반포1단지 3주구. 철거 전 기존 아파트 전경.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반포1단지 3주구 '널뛰기' 가격 

26억1000만→31억5000만→27억7000만→35억→37억→26억2000만원.

최근 6개월간 신고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이다. 워낙 등락이 심해 롤러코스터 같다. 이제 정점을 지나 급전직하는 걸까. 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3주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1973~74년 지어진 3590가구의 반포주공1단지는 두 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이 지나는 신반포로를 가운데 두고 한강 변 1,2,4주구와 건너편 3주구다.

위치도

위치도

3주구는 72㎡(이하 전용면적) 단일 주택형 1490가구다. 이주를 끝내고 철거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이나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다.

전용면적 같아도 대지지분 제각각

지난해 연초 25억원 선에서 출발한 3주구 실거래가가 시장 열기를 타고 5월 30억원을 넘은 뒤 10월 35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밀려오던 지난해 말 고점 대비 7억원 하락한 28억원에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올해 1월 더 내려간 27억2000만원에서 출발해 2월 26억1000만원으로 더 고꾸라졌다. 이 금액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해 3월 31억5000만원, 4월 35억원으로 이전 고점을 회복하더니 5월 37억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28억400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34억원까지 오르며 출렁이다 지난달 초 26억2124만원이 지금까지 신고된 마지막 거래다. 6개월 새 위아래로 11억원이나 요동쳤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난해 연말을 지나며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런데 어떻게 가격이 이렇게 널뛸 수 있을까.

우선 3주구가 독특하다. 같은 주택형이지만 대지지분이 서로 달라 사실상 집이 다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평형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다”며 “기존 주택 대지지분이 많아 배정 평형이 클수록 비싸다”고 말했다.

3주구는 당초 개발될 때부터 대지가 필지 하나가 아니고 복잡하게 나뉘어 있다. 전용면적이 같은데 동별로 대지지분이 다르다. 조합원은 대개 대지지분 크기가 좌우하는 기존 집 자산가치 평가액에 따라 새 아파트 주택형(23~65평형)을 배정받았다.

최고가 37억원 집은 대지지분 17.16㎡로 49평형에 들어가는 집이다. 6월 말 34억원에 거래된 주택은 대지지분이 조금 작은 16.36㎡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같아도 층·향에 따라 평가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대지지분만으로 집값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복합한 요인들이 작용하다 보니 집값이 제각각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인 가격 움직임은 꺾이지 않았다. 37억 주택과 같은 동, 같은 층이 지난해 4월 2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25억1000만원에 팔린 주택과 같은 동, 같은 층에서 지난 4월 3억6000만원 더 비싼 28억7000만원의 거래가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에 중개업소들도 혼란스러워한다. 지난해 10월 35억원까지 올랐던 주택과 대지지분이 같은 주택 거래가격이 지난 2월 9억원 급락한 26억1000만원, 4월엔 29억원이었다.

중개업소들은 “아무리 층·향이 차이 나도 가격 차가 이렇게 벌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급매, 현금청산, 빚잔치... 

확인 결과 26억1000만원 거래는 매도자가 다주택자인 점으로 미뤄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동안 처분하기 위해 급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29억원 거래는 재건축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자격이 없어 조합에 현금청산 금액을 받고 넘긴 것이다. 집주인이 소유한 다른 집인 1,2,4주구가 먼저 조합원 분양을 했기 때문에 재당첨 제한을 적용받아 3주구 분양자격을 잃었다. 현금청산은 중개업소를 통할 필요가 없어 집주인과 조합 간 직거래 형식이다.

현금청산 직거래가 더 있다. 6월 28억4000만원에 조합에 넘긴 집은 주인이 보유기간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자녀에게 증여하는 바람에 분양자격이 없어졌다.

8월 초 26억2000만원 거래도 직거래지만 현금청산이 아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업체 등의 채무가 복잡해 채권자 쪽에 빚잔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감도. 삼성물산이 짓는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감도. 삼성물산이 짓는다.

앞으로 3주구 시세가 호재·악재 등 변수가 많다. 이달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재건축부담금 제도 개편으로 현재 4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부담금이 줄어들 것 같으면 더 오를 수 있다. 착공을 앞두고 시공사와 조합 간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사비 증액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조합원 추가 부담금 증가 요인이다.

무엇보다 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 등 인근 최고가 단지들의 집값이 관건이다. 이 집들 시세에 따라 몸값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3주구 호가가 배정받은 새 아파트 평형을 기준으로 재건축부담금 등을 합쳐 평당 1억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실거래가 최고가 경신도 주목된다. 현재 55평형 배정을 받은 매물이 40억원대에서 최고 45억원에 나와 있다.

3주구는 조만간 거래 물량이 대폭 줄어든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면 조합원 명의 변경 금지 적용을 받아 10년 이상 보유 등 요건을 갖춘 집만 거래할 수 있다. 일반분양은 2026년께 준공 후 후분양할 예정인데 모두 85㎡ 이하다. 85㎡ 초과는 조합원 주택이나 착공 후 입주권을 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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