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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산업계의 난제 '고촉매제'…서울과기대 교수 세계 첫 개발

중앙일보

입력

로디움-텅스텐 단원자 쌍 촉매 내 텅스텐 단원자에 에틸렌이 흡착되고, 흡착된 에틸렌이 로디움 단원자로 이동하는 방식을 통해 제2의 활성점(제1의 활성점: 로디움 단원자)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디움과 텅스텐 단원자가 모두 반응에 참여하는 이중 기능(bifunctional) 메커니즘을 통해 낮은 선택성을 초래했던 일산화탄소에 의한 로디움 금속의 피독 현상을 해결했다. 자료=네이처

로디움-텅스텐 단원자 쌍 촉매 내 텅스텐 단원자에 에틸렌이 흡착되고, 흡착된 에틸렌이 로디움 단원자로 이동하는 방식을 통해 제2의 활성점(제1의 활성점: 로디움 단원자)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디움과 텅스텐 단원자가 모두 반응에 참여하는 이중 기능(bifunctional) 메커니즘을 통해 낮은 선택성을 초래했던 일산화탄소에 의한 로디움 금속의 피독 현상을 해결했다. 자료=네이처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화학 물질의 80% 이상은 고체 촉매를 이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고체 촉매의 장점은 고체가 아닌 다른 형태로 생산되는 화학물질과 쉽게 불리할 수 있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중요 화학공정에는 고체 촉매의 생산 효율이 낮아 액체 상태의 촉매, 즉 균일촉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때 생산되는 화학물질과 촉매를 다시 분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점이다. 의약품이나 윤활제 등의 생산을 위한 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알데하이드’를 만들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국내 대학이 이 같은 소위 ‘촉매 난제’를 해결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노인수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캠퍼스 연구팀과 함께 화학 산업계가 알데하이드 생산 공정에서 요구해 왔던 고효율 ‘불균일 촉매’ 즉 고체촉매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공개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노인수 서울과기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노인수 서울과기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개발에 성공한 고체촉매는 산업계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액체촉매와 달리 생성물이 분리돼 정제를 위한 폐수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촉매 재활용도 가능하다. 선택도, 즉 목표로 하는 물질이 생성되는 정도는 96%로 균일 촉매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 산업계는 지난 80년 이상 액체촉매를 사용한 ‘알킨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을 통해 의약품ㆍ윤활제 등을 생산하는데 필수  원료인 알데하이드를 만들어 왔다.

알데하이드는 ‘석유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보다 몇 배 비싼 화학 산업의 필수 핵심 원료다. 세계 화학 산업계는 그간 고체촉매의 낮은 선택도 때문에 액체촉매를 사용해 연간 1200만t의 알데하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의 액체촉매는 금속 중 가장 고가로 백금보다 16배 비싼 ‘로디움’을 이용했으나 촉매 재활용이 안 돼 학계와 기업은 고체촉매 개발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노 교수 팀은 로디움 금속의 입자 크기를 단원자를 줄인 뒤 텅스텐 산화물을 로디움 단원자 옆에 원자 단위로 위치시켜 로디움 표면에 나타나는 ‘피독 현상’을 해결하는 고체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로디움 텅스텐 단원자 쌍 불균일 촉매’는 기존 액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인 노 교수는 “알데하이드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해롭고 재활용이 어려운 균일 촉매를 대체할 고효율 불균일 촉매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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