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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김유빈 독일 ARD 콩쿠르, 관악 부문 한국인 첫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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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김유빈. 사진 Jino Park, 목프로덕션

플루티스트 김유빈. 사진 Jino Park, 목프로덕션

플루티스트 김유빈(25)이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ARD 콩쿠르 플루트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 대회 관악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이다. 71회를 맞은 이번 대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뮌헨 바이에른 방송국 스튜디오와 이자르필하모니, 헤라클레스 홀에서 열렸다.

독일의 제1공영방송 ARD(아에르데)사가 주최하는 이 콩쿠르는 1952년 시작돼 해마다 4개 부문씩 열린다.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던 플루트·현악4중주·트롬본·피아노 부문이 코로나 상황 악화로 2년 연기돼 이번에 치러졌다. 전세계 44명의 플루티스트가 참가해 1차 라운드(17명 진출)와 2차 라운드(6명 진출), 준결선(3명 진출) 및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현대곡 협주곡의 최종 결선 무대의 총 4회 경연을 통해 순위가 결정됐다.

김유빈은 지난달 31일 뮌헨 방송국 제1스튜디오에서 열린 1차 예선에서 모차르트 론도 KV/Anh.184, 바흐 플루트 파르티타 BWV1013 중 쿠랑트와 사라방드, 에네스쿠 ‘칸타빌레와 프레스토’를, 2일 같은 곳에서 열린 2차 예선에서는 B 딘의 ‘악마들’, 슈베르트 ‘시든 꽃 주제에 의한 변주곡’ D802, 뒤티외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를 연주했다.

3일 이자르필하모니에서 열린 준결선에서 김유빈은 뮌헨 체임버오케스트라와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플루트, 현,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Wq22를 협연하며 우리나라 청중들도 익숙한 탁월한 바로크 음악의 감각을 펼쳤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종신 수석으로 선임된 플루티스트 김유빈. 사진 목프로덕션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종신 수석으로 선임된 플루티스트 김유빈. 사진 목프로덕션

세 명의 최종 진출자가 겨룬 7일 헤라클레스 홀에서 열린 결선에서 김유빈은 요슈아 바일러슈타인이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프랑스 작곡가 마르크 앙드레 달바비(61)의 플루트 협주곡을 협연했다. 동시대 음악가의 작품으로 겨루는 파이널은 파격적이었다.

김유빈에 이어 이탈리아의 마리오 브루노가 2위, 독일의 레오니 부뮐러가 3위와 청중상을 수상했다. 우승 직후 김유빈은 “하고 싶은 음악을 즐기고 싶었다. 앞으로도 더 하고 싶은 음악이 정말 많기에, 제약 없이 마음껏 날개를 펼치고 싶어서 도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ARD콩쿠르는 저명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수석 주자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플루트 부문의 역대 수상자로는 로익 슈나이더 등이 있다. 클라리네티스트 니콜라 바들레이유, 호르니스트 헤르만 바우만, 라데크 바보라크 등도 이 콩쿠르 출신으로 손꼽히는 연주자들이다.

예원학교 졸업 후 16세 때 프랑스에 유학한 김유빈은 리옹국립고등음악원에서 학사,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김유빈이 음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17세 때인 2014년부터다. 제69회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청중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2015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페스티벌 콩쿠르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16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으로 입단했고 이듬해 종신 수석에 선임됐다. 현재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이끌고 있는 이 악단에서 6년 째 플루트 수석으로 활동하며 솔로이스트 연주도 병행한다. 작년 5월과 10월에는 각각 수잔나 맬키 지휘, 존 윌리엄스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회에 플루트 객원수석으로 참여했다. 존 윌리엄스 지휘 실황은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으로 발매됐다.

김유빈은 내년 2월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류태형 객원기자・음악칼럼니스트 ryu.taehyung@joongang.co.kr 사진 목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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