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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권성동 "與 원내대표 사퇴…뜻 굳힌지 오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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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취임 5개월만에 집권여당의 ‘원내지휘봉’을 내려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다. 그러나 이제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 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경록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 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어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국가 정상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언제나 저의 거취보다 우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비록 원내대표를 사퇴하지만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되었다”며 “징계 직후 당 기조국은 당헌·당규에 의거하여 당시 상황을 당 대표의 ‘사고’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체제가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전환 전, 당헌·당규 개정했어야”

그는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 개정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원의 총의를 대의하는 기관은 대표와 최고위원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위와 상임전국위의 권한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합법성의 관점에서 절차적인 위법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결정문의 논증은 사법의 정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연이은 가처분 소송, 위기·혼란 확대”

권 원내대표는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모든 갈등과 분쟁을 내려놓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라며 “어떠한 정치 논리도 ‘민생’ 이란 정치의 제1책무보다 결코 우선될 수 없다”고 돌아봤다.

그는 “저는 대선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서 당의 미래를 봤다.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며 “우리 당은 이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기회를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보수정당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내 갈등의 치유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다시 하나가 되어 거듭나자”라고 밝혔다.

“당분간 쉬며 당과 나라 위해 어떤 역할 할지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자리 연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차기 당대표 출마와 장제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공직도 안 맡느냐’는 질문에 “지난 대선 때부터 오늘까지 쉼없이 달려왔다”며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할 건지에 대해 앞으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데 대해선 “윤핵관 용어 자체는 조롱하기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하는 차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들어낸 용어인데 그로 인해 윤 대통령을 만들고 당의 정권교체에 앞장섰던 많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삼가달라”고 말했다.

향후 대통령과 여당 간 가교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그냥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당의 개혁, 발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내부총질’ 문자 공개에 대해서는 “경위야 어떻든 제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 대해선 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의총에서 의원들끼리 귓속말로 하는 얘기까지 증폭시켜서 기사화하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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