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07
1. 윤핵관들이 모두 물러납니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이 8일 사퇴를 선언할 예정입니다. ‘윤핵관 브라더’ 장제원 의원은 이미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2선 후퇴’를 선언했습니다. 장제원은 ‘계파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어떤 활동도 않겠다.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 권성동은 ‘새 비대위가 구성되면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약속해왔습니다.
8일 오전 전국위원회에서 새 비대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 임명을 의결하면..약속대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입니다.
3. 물론 ‘정치쇼’라는 의심도 있습니다.
장제원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의 공격을 받고 ‘2선 후퇴’를 선언했다가..대선 승리 직후 인수위원회에서 당선인(윤석열)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부활, 대통령실 인선을 주도했습니다.
4. 이번엔 진짜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은 최근 당내 분란과 당정 불협화음 관련해 두 윤핵관에 실망했습니다. 윤석열은 검핵관(검찰출신 측근)과 용핵관(대통령실 측근 공무원)을 동원해 대통령실에 심어졌던 윤핵관의 손발을 솎아냈습니다.
5. 창업공신을 자부해온 윤핵관 입장에선 억울할 겁니다.
하지만 ‘토사구팽’(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은 동서고금 권력의 속성입니다. 윤핵관은 대선승리라는 토끼를 잡기위한 사냥개였습니다. 선거가 끝난 상황에선 ‘창업지분을 주장하는’윤핵관보다‘무조건 상명하복하는’검핵관ㆍ용핵관이 더 미덥습니다.
6. 그렇다고 윤핵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신 윤핵관’이 대신할 겁니다.
‘검사동일체원칙’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검찰을 이끌었던 윤석열은 여당에도 상명하복을 기대할 겁니다.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여당도 통치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윤심을 잘 헤아리는 대리인이 필요합니다..윤핵관이 팽당하면 신윤핵관으로 이름을 바꿀 뿐입니다.
7. 이미 신윤핵관의 윤곽이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으로 내정된 전희경 전 의원이 주목됩니다. 별명이‘우파 여전사’‘보수의 잔다르크’. 태극기 스타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선 공으로 20대국회(2016년) 비례대표로 발탁됐습니다. 친박 우경화 메시지입니다.
8. 이준석이 지난 5일 인터뷰에서 신윤핵관으로 윤상현 의원을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준석은 ‘윤핵관을 대체하는 신윤핵관 지휘관’으로 ‘원내 친박 중에서 전략가적인 행동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윤상현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상현은 윤석열과 가까운 친박 중진(4선)입니다.
9. 신윤핵관은 곧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권성동 후임 원내대표가 19일 선출될 예정입니다. 이어 정진석 비대위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즉 이준석의 두번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국민의힘은 조기전당대회(빠르면 11월)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겁니다.
신윤핵관은 좀 새롭길 기대해봅니다. 박근혜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길..
〈칼럼니스트〉
2022.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