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탈출, 쏟아진 물에 막혔다…숨진 7명 중 6명 차 밖서 발견

“차에서 빠져나오고도 끝내 주차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걸 보면 사고 당시 물이 얼마나 맹렬한 기세로 쏟아져 들어왔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7일 이렇게 말했다. 태풍 ‘힌남노’가 뿌린 폭우로 전날(6일) 오전 5시50분 아파트 정문에서 150m가량 떨어진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은 삽시간에 침수됐다. 차를 옮기려고 주차장에 들어간 주민 다수가 연락이 두절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수색작업을 펼친 대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저녁 A씨(30대) 등 2명이 먼저 생환했다. 오후 10시3분부터 B씨(60대·여) 등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C씨(70대)는 이날 오전 2시16분 아파트 2단지 주차장에서 찾았다. 발견 대원은 “C씨는 SUV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상태였고, 차의 창문은 닫혀 있었다”고 전했다.

C씨를 뺀 6명은 1단지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차 밖에 있었다. 특히 이날 0시34분 D씨(20대)가 발견됐는데, 발견 대원은 “D씨 아버지가 주차 위치를 알려주며 아들을 꼭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공하성 교수는 차 밖에서 발견된 6명이 필사적으로 차에서 빠져나왔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는 “차에서 나오고도 주차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침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을 것”이라며 “범람한 하천물과 폭우가 동시에 들이치면서 발이 묶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포항=김민주·김정석·최서인 기자 kim.minju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