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등판 ‘수리남’ 넷플릭스 구할까…“어디서도 못본 신선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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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9일 공개되는 드라마 ‘수리남’. 남미에서 활동하다 체포된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사진 넷플릭스]

9일 공개되는 드라마 ‘수리남’. 남미에서 활동하다 체포된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사진 넷플릭스]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추석 공개된 ‘오징어 게임’과 올 설 연휴에 선보인 ‘지금 우리 학교는’이 잇따라 넷플릭스 정상을 차지하면서 한국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올 추석 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황정민(전요환 역)

황정민(전요환 역)

더구나 넷플릭스는 전 세계 가입자 수만 2억 2100만명으로 불변의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하고 2분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7만명이 이탈하는 등 ‘구원투수’가 절실한 형편이다.

SLL 소속 퍼펙트스톰필름과 영화사 월광이 공동제작한 ‘수리남’은 마약왕 조봉행의 실화를 모티브로 각색해 1960년대 한국부터 남미 수리남까지 방대한 시공간을 오가는 첩보물이다. 영화 ‘공작’(2018)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이다.

하정우(강인구 역)

하정우(강인구 역)

윤 감독의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2005)부터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 네 작품을 함께 한 배우 하정우가 “남미 작은 나라에서 한국인이 마약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화적이고 실화에서 기인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주는 힘이 크다”며 직접 연출을 제안했다.

7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윤종빈 감독은 “처음 소재를 듣고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시간짜리 영화 대본은 뭔가 많이 빠져있는 느낌이어서 시리즈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때마침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정우가 맡은 국정원 작전에 투입된 민간인 사업가 캐릭터(강인구)를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전혀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이 임기응변과 자신만의 생존전략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만큼 매우 신선하다. 무엇보다 실화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땅에 붙어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우진(변기태 역)

조우진(변기태 역)

각색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어떻게 하면 관객을 설득할 수 있을까”다. 그 과정에서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에게는 한인 목사라는 설정이 추가됐고, 중국 조직에 몸담았던 조선족 출신 전도사 변기태(조우진), 콜롬비아에서 자라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고문 변호사 데이빗 박(유연석) 등 다양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오징어 게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 넷플릭스 화제작에 연이어 출연하고 있는 박해수는 오랫동안 전요환을 쫓아온 국정원 요원 최창호 역을 맡았다. 그는 “고도의 심리전은 전 세계에서 통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서로 의심하고 속이는 양면성을 가진 캐릭터 대결이 쫄깃한 재미를 선사한다. 떡볶이처럼 매콤달콤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초반 전개는 다소 느리지만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가속도가 붙는다. 저마다 품고 있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실사판 마피아 게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을 모아놓은 만큼 연기 대결도 치열하다. 유연석은 “언더커버를 색출해가는 과정에서 다 모여서 촬영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분명 드라마 촬영인데 공연 무대에 서서 수백명의 관객들 앞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해수(최창호 역)

박해수(최창호 역)

윤 감독은 처음 시리즈에 도전한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열연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2시간 10분짜리 영화 ‘공작’을 100회차 촬영했는데 분량이 3배에 달하는 6부작 ‘수리남’은 138회차 만에 찍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리허설 없이 바로 가도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005년에 처음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갔을 때 형을 만났는데 참 많이 챙겨주셨다. 그때부터 함께 작업하는 것을 꿈꿔왔던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하정우) 등 후배들의 고백이 쏟아지자 황정민은 “어디서 같이 했을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모두 처음 만났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줘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행복했다”고 화답했다.

유연석(데이빗 박 역)

유연석(데이빗 박 역)

다양한 도시를 오가며 찍은 이국적 풍광도 눈길을 붙드는 부분이다. 윤 감독은 “당초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 로케이션 촬영 분량이 더 많았는데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진행할 수가 없었다.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을 남미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아서 촬영감독과 미술감독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야자수를 사 오고 식물도 재배하고 부족한 것은 CG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차이나타운은 전주 오픈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조우진은 “현장에 가면 사진 찍기 바빴다. 미술에서 받는 영감이 이렇게 클 수 있구나 하고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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