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는 공도 친다 피렐라, 헛스윙이란 없다 이정후

중앙일보

입력 2022.09.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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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호세 피렐라

호세 피렐라

7년 만에 외국인 타격왕인가. 아니면 2년 연속 타격왕이 탄생할 것인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호세 피렐라(32·베네수엘라)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뜨거운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O리그 2년 차를 맞은 피렐라의 활약은 ‘피렐라이온즈’란 찬사가 아깝지 않다.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타율(0.341·7일 현재)·출루율(0.416)·득점(85개)까지 3개 부문 1위다. 홈런(24개)·타점(92개)·최다안타(158개)·장타율(0.563)은 2위다. 홈런만 1위 박병호(33개·KT 위즈)와 격차가 클 뿐 나머지는 근소한 차이다. 경우에 따라선 타격 6관왕의 탄생도 가능한 페이스다.

이정후

이정후

5월 초까지 4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했던 피렐라는 6월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에 반등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평발로 인한 발바닥 통증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외야 수비까지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마지막 외국인 선수 타격왕은 2015년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0.381)다.

피렐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이정후다. 타율(0.340), 타점(93개), 최다안타(161개), 장타율(0.568), 출루율(0.412)에서 피렐라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정후는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는 등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MVP도 피렐라와 이정후, 김광현(SSG 랜더스), 안우진(키움)의 싸움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정후는 지난해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1994년)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첫 부자(父子) 타격왕이 됐다. 2연패는 아버지도 못해본 기록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선 장효조(1985~87년)와 이정훈(1991~92년), 이대호(2010~11년)만이 해냈다. 이정후가 올해 타격왕에 오르면 역대 4번째다.

둘의 타격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피렐라는 ‘배드볼 히터’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온 공은 그냥 보내지 않고, 살짝 빠지는 공도 방망이에 맞힌다. 스트라이크 존이 지난해보다 좁아졌지만,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호세 피렐레, 이정후

호세 피렐레, 이정후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피렐라의 스윙은 거칠어 보이지만, 그 안에 섬세함이 있다. 높은 공을 찍어 치는 장면을 보면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피렐라는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헛스윙을 안 하는 타자’다. 헛스윙 비율이 3.4%다. KIA 타이거즈 김선빈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지난해(2.9%)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장타력을 키웠는데도 정확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종열 위원은 “상체를 지난해보다 조금 더 뒤로 기울여 발사 각도에 변화를 줬다. 그런데도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다만 상대 팀은 ‘이정후만 막으면 키움을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굉장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어려워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 피렐라에 비해 이정후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정후는 지난해 8월까지 타율 3위였는데, 9~10월에도 지치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 타격왕을 차지했다. 타이틀이 걸리면 부담감을 못 견디는 선수도 있는데 이정후는 다르다. 타격 1위 경쟁이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후와 피렐라가 만난 대구 경기에선 삼성이 2-1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키움 벤치는 1-1로 맞선 9회 말 2사 1·3루에서 피렐라에게 고의볼넷을 줬다. 이어 타석에 선 대타 이원석이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삼성 선발 수아레즈는 8이닝 1실점 호투했으나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울산에선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12-6으로 꺾었다. KIA는 롯데를 5경기 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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