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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찰과상 외 외상없다, 곧 집으로"…기적의 포항 생존자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후 소방당국이 경북 포항시 오천읍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여성 생존자 1명을 추가로 구조해 나오고 있다.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후 소방당국이 경북 포항시 오천읍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여성 생존자 1명을 추가로 구조해 나오고 있다. 뉴스1

생존자 2명, 찰과상외에 큰 상처 없어 
지난 6일 새벽 침수 참사가 난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2명은 찰과상 말고 다친 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1명은 곧 퇴원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15분쯤 39세 남성 A씨에 이어 오후 9시41분쯤 51세 여성 B씨를 각각 구조했다. 생존자들은 곧바로 포항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씨는 구조 당시 구조대원에 기대어 걸어 나왔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A씨는 일반병실에 입원해 있다. 병원 관계자는 “A씨가 귀가를 원하고 있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8일 오전 중 퇴원할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7일 오후 해병대 특수수색대와 소방수색대가 구조활동에 나섰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7일 오후 해병대 특수수색대와 소방수색대가 구조활동에 나섰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두 번째 생존자인 B씨는 구조 당시 의식은 명료했지만 저체온증으로 인해 오한 증세를 보였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B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잠시 뒤 일반병실로 옮겼다. 다만 B씨는 발열 증상이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불안감을 보여 당분간은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크게 다치지 않고 구조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생존 여성 "교회 유치부 교사로 활동" 

B씨와 함께 차를 대피시키러 내려갔다가 실종된 아들 C군(15)은 7일 0시 35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B씨가 다니는 교회 관계자는 “B씨는 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로 일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라며 “막내아들인 C군은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로, 늘 엄마를 따랐다”고 했다.

C군 빈소는 포항의료원 2층에 마련됐다. C군 친구들은 이날 장례식장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어도 엄마가 가자고 하면 약속을 깨고 갈 정도로 어머니를 잘 따랐던 친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7일 오후 2시쯤 경북 포항 북구의 경북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김모(15)군의 친구들이 조문하고 있다. 김군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엄마와 함께 갔다 실종, 숨진 채 발견됐다. 안대훈 기자

7일 오후 2시쯤 경북 포항 북구의 경북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김모(15)군의 친구들이 조문하고 있다. 김군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엄마와 함께 갔다 실종, 숨진 채 발견됐다. 안대훈 기자

소방 당국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14시간 동안 지하주차장 배관을 붙잡고 벼텼다. 다행히 지하주차장 천장까지 물이 차지 않아 숨을 쉴 수 있었다.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은 6일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A씨는 지하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으며, B씨는 지하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했다.

이날 새벽 포항에는 시간당 100㎜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이 비로 총 9명이 실종신고 됐다. 이 중 A씨와 B씨를 제외한 7명은 사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현재 지하주차장 배수 작업은 85% 이상 이뤄졌으며 구조 활동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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