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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수소 셀프충전소 가보니…4만2000원에 500㎞ 주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외곽에 설치된 수소 셀프 충전소. 셀프 충전 가격은 1kg 당 8400원으로 일반보다 400원 저렴하다. 김민상 기자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외곽에 설치된 수소 셀프 충전소. 셀프 충전 가격은 1kg 당 8400원으로 일반보다 400원 저렴하다. 김민상 기자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약 1.5㎞ 떨어진 외곽 주유소. 그 바로 옆에 ‘수소충전소’라는 파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30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셀프 수소 충전소다. 수소 충전 업체 하이넷이 운영한다.

셀프라고 하지만, 여느 휘발유·경유 주유소와 달리 주유를 할 때 ‘자격’이 필요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교육 등을 이수한 운전자만 셀프 충전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충전은 수소 1㎏당 8800원이지만, 셀프 충전 가격은 이보다 400원 저렴한 ㎏당 8400원이다. 운전자들은 보통 1회 충전 때 5㎏을 충전한다. 약 500㎞를 갈 수 있는 양이다. 셀프 충전을 하면 1회 충전 가격이 4만4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1회 충전 시간은 4분 남짓 

충전소에서 근무하는 박찬석 소장은 “개장 소식을 듣고 영종도와 을왕리 주민, 인천공항 직원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박 소장이 수소를 충전할 때 쓰는 주입구를 직접 들어 보였다. 마치 권총 같이 생긴 주입구는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 수소가 주입되면 주변이 어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질소 가스를 같이 발사해 이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박 소장은 “일반 차량은 충전 시간이 4분, 대형 버스는 13분가량 걸린다”고 소개했다.

이날은 평일 오전이라 충전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다만 서울에는 양재동과 여의도, 강동 등 수소 충전소가 세 군데만 있어서 운전사가 몰릴 경우에 30분 이상 기다릴 정도로 줄을 서야 한다. 일부 충전 기기가 수리 중이면 대기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1일 경기도 일산시 고양 킨텍스에 전시된 수소 충전기. 손에 잡는 충전 기기만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 고속으로 분사되는 수소로 주변이 냉각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도 같이 뿌려준다. 김민상 기자

지난 1일 경기도 일산시 고양 킨텍스에 전시된 수소 충전기. 손에 잡는 충전 기기만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 고속으로 분사되는 수소로 주변이 냉각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도 같이 뿌려준다. 김민상 기자

최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옛 수소모빌리티+쇼)’가 열렸다. 수소 셀프 충전소를 차린 하이넷도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유사하게 충전을 경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하이넷은 전국 69곳에 수소 충전소 88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중 32기는 현재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정규진 하이넷 대리는 “해외에서는 이미 수소 셀프 충전소가 운영 중”이라며 “더 많은 셀프 충전소를 지어 충전 대기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은 일정 시간 안전교육을 이수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수소차 충전이 가능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관리한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의 수소 셀프 충전소 차량을 방문해 국내 업계에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최근 경제규제 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수소 셀프 충전소를 더욱 많이 허용하고, 방호벽 재료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내 유일의 승용 수소전기차인 현대차 넥쏘의 판매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의 올해 1~8월 판매량은 6438대로 2년 전인 2020년(5786대)의 연간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차는 넥쏘 이후에 새로운 수소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이다. 우주선을 닮은 다목적차량(MPV)인 스타리아의 수소전기차 버전도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H2 MEET에서 수소 전기버스 경찰버스와 수소 전기차 청소차 등 상용차도 공개했다. 수소 전기버스 경찰버스에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총 180㎾급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돼 있어 완충 시 최대 550㎞를 주행할 수 있다. 청소차에는 수소를 태우고 나온 수증기로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기술 리더십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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