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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차는데 단8분…지하주차장 블박 '車14대 극적 탈출' 찍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 경북 포항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지상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지난 6일 경북 포항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지상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의 모습이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완전히 잠기기까지 8분 남짓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빠져나온 차량은 14대였다.

지난 6일 JTBC는 당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 쪽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7명의 생명을 앗아간 포항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옆 단지다.

영상에는 오전 6시37분쯤 지하주차장에서 차들이 줄을 지어 나오기 시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하주차장 내부의 차량을 이동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이 나온 직후의 장면이었다.

영상을 보면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이미 아파트 내 지상 도로에서도 차량 바퀴 반 정도를 덮는 높이까지 흙탕물이 차올라 있었다.

처음 나온 검은색 SUV 차량은 지상으로 나온 뒤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듯 잠시 멈춰 섰고, 뒤를 따르던 차량도 정차했다. 2분이 흐르는 동안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량은 겨우 5대였다. 이 잠깐 사이 지상에도 물이 급격히 차올랐고, 당황한 차량은 서로 뒤엉켜 갈 곳을 찾지 못했다.

다시 2분이 지난 6시41분까지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량은 9대였다. 이후 6시43분까지 추가로 3대, 다시 6시45분에 2대가 더 나왔다. 차량이 나오기 시작한 6시37분부터 45분까지 8분 동안 겨우 14대가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그 뒤로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차량은 없었다.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나온 차들도 물에 잠긴 모습. 사진 JTBC 캡처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나온 차들도 물에 잠긴 모습. 사진 JTBC 캡처

이 짧은 시간에 지상에 있던 차량의 차체까지 물이 가득 차올랐다. 지하주차장의 경우 더 높은 수위로 물이 찼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바로 옆을 흐르는 개천은 평소에는 마른 하천이었는데, 폭우로 범람한 물이 갑자기 지하주차장으로 쏟아졌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5분부터 이날 오전 2시15분까지 포항시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 9명이 발견됐다. 이 중 A(39·남)씨와 B(52·여)씨 2명은 생존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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