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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팔짱 꼈던 한복녀…고급주택 이어 최고 칭호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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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간판 앵커로 지난 50여년간 중대 뉴스를 도맡아 전하고 있는 이춘히 조선중앙TV 책임방송원이 최고 영예로 불리는 '2중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TV에 출연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전하는 이춘히 아나운서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에 출연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전하는 이춘히 아나운서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7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9월 9일)을 맞으며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 김기룡 동지와 책임방송원 리춘히 동지에게 노력영웅칭호가 수여됐다"면서 "(이들은) 주체적인 방송이론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높은 실력과 독특한 화술형상으로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당정책 관철로 불러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노력영웅'은 사회 각 분야에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영예 칭호다. 계획경제 구조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펼친 '노력영웅운동'의 일환으로 1951년 7월 17일에 제정됐다. 이춘히 앵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2008년에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는데, 이번 포상으로 두 차례 수상하면서 '2중 노력영웅' 타이틀 거머쥐게 됐다.

1943년생으로 올해 79세인 이춘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정과 같은 '1호 행사' 보도를 전담하는 앵커다. 평양연극영화대학을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1971년 2월 조선중앙TV 방송원이 되었고 같은해 5월부터 아나운서 활동을 시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열병식 공로자들과 촬영한 기념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팔짱을 낀 이춘히 앵커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열병식 공로자들과 촬영한 기념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팔짱을 낀 이춘히 앵커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2018년 12월 일부 외신들이 이춘히의 은퇴설을 제기했지만, 현재까지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북한의 중대 소식을 전할 때마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2017년 6월 당시 영국 가디언은 이춘히 앵커에 대해 '핑크 레이디'(pink lady)가 북한 방송에 등장하면 국제사회에 재앙적인 뉴스가 보도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디언이 그를 핑크 레이디로 지칭한 것은 주로 분홍색 한복을 입고 방송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최고지도자를 전담하는 앵커만큼 특급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평양 보통강변의 김일성 주석 옛 사저(5호댁 관저) 자리에 신축한 고급 테라스식 주택을 선물 받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꽃나이 처녀 시절부터 50여년간 당이 안겨준 혁명의 마이크와 함께 고결한 삶을 수놓아온 리춘히 방송원과 같은 나라의 보배들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이 없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고급 주택을 선물 받은 이춘히 조선중앙TV 앵커가 김 위원장과 함께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고급 주택을 선물 받은 이춘히 조선중앙TV 앵커가 김 위원장과 함께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이날 한국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14기 7차)를 개최한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승리를 선언하며 일상회복에 속도 내는 가운데 열리는 회의인 만큼 대내외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회의에선 '사회주의 농촌발전법'과 '원림 녹화법' 채택, 조직(인사)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또 북한이 정권 수립 74주년(9·9절)을 기념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행사에는 687명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남측 국회의원 해당)과 전국에서 집결한 각 분야 공로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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