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고사…구인난 與 비대위원장에 박주선 유력 거론

중앙일보

입력 2022.09.06 18:14

업데이트 2022.09.06 23:02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을 원외 인사 가운데서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6일 “(후보자가)세 분 정도 된다”며 “후보군과 접촉을 해본 뒤 내일(7일) 오후 중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선 전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대위원장과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비대위원장직 거부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06

주호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비대위원장직 거부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06

‘추석연휴 전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내세운 국민의힘은 이날 하루종일 비대위원장 후보 인선에 집중했다. 직전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비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당에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제가 맡았던 비대위는 어제부로 모두 사퇴해서 해산된 상황”이라며 “가처분 인용은 논리에도 맞지 않고 승복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서 이의신청을 했지만, 어쨌든 판결 취지에 따라 제 직무집행은 정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이준석 전 대표가 예고하고 있는 ‘추가 가처분 신청’이 주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주 의원은 이미 지난 번 가처분 신청으로 직무가 정지된 사람”이라며 “이 상황에서 또 똑같은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하는 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란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주 의원이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법원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3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에 이어 오후 2시 재선의원, 오후 3시 초선의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비대위원장 인선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권 원내대표는 ‘5선 의원들 몇 분에게 (비대위원장직을)말씀 드렸는데 안 하시겠다고 한 상황이다. 그리고 (다른 중진들 가운데)비대위 자체에 반대했던 분들에게는 제안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앞서 중진 가운데 조경태(5선)ㆍ서병수ㆍ윤상현(4선) 의원 등은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재선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원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태풍피해 점검 화상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06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태풍피해 점검 화상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06

당내 중진들 사이에선 비대위원장직에 대해 “별로 영양가도 없고,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지 오래다. 대신 앞서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 출범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중진 의원들 중엔 비대위원장보다는 차기 원내대표나 당 대표 출마를 노리는 이들이 많다.

이날 초ㆍ재선, 중진의원들은 간담회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인선을 일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고 박형수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결국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실과의 교감속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낙점하게 된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박주선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전 의원은 검사로 재직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민주당ㆍ국민의당ㆍ바른미래당 등을 거치며 4선 국회부의장을 한 뒤 지난 대선 경선 때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보수 정권 창출 과정에 합류했다. 당내에선 박 전 의원이 호남ㆍDJ정부 출신인 점에서 외연 확장 의미가 있고, 윤 대통령과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부 중진들을 중심으로 “비상상황에는 당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 와야 한다”는 반대가 있는 게 변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4월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전남 목포시 항동에 있는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기 전 박주선 전 국회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4월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전남 목포시 항동에 있는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기 전 박주선 전 국회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 원내대표와 초·재선 간담회 자리에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대위원장,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의 이름도 거론됐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의 경우 2018년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인수위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윤 대통령과 가깝다. 이 전 총장은 2016년 새누리당에서 당무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2017년에는 당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비대위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 유력 거론되는)박주선 의원님은 훌륭한 분이다. 꼭 모셔달라”며 “아, 가처분은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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