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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우영우 3만2000명…30%는 "도움없이 일상생활 못해"

중앙일보

입력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처럼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이 국내에 총 3만2000명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3명은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고, 일상생활을 할 때 전적으로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발달장애인(지적ㆍ자폐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21년 11월~12월 발달장애인 13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발달장애인 25만명…평균 7.3세에 장애 발견 

복지부는 지난해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총 25만1521명이라고 밝혔다. 2010년 17만6137명, 2015년 21만855명, 2020년 24만7910명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발달장애인 중 지적장애인은 21만9000여명으로 87.2%, 자폐성 장애인은 3만2000여명으로 12.8%를 차지했다.

발달장애의 경우 발견부터 진단, 등록까지 평균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를 발견하는 시기는 평균 7.3세로 평균적으로 4.5년 후인 11.8세에 장애 진단을 받고 17.7세에 장애 등록을 했다. 자폐성 장애는 평균보다 조금 이른 3.1세에 발견되고 1.5년 후인 4.6세에 진단을, 7.1세에 등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성 장애인은 10명 중 9명(93.7%)이 10세 이전에 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지적장애인은 절반(55.6%) 정도만 10세 이전에 장애 진단을 받았다.

대학 재학·졸업한 발달장애인은 전체의 6.2%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사진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사진 일본 넷플릭스

발달장애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재학ㆍ졸업이 38.6%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교 재학ㆍ졸업이 22.6%, 중학교 재학ㆍ졸업자가 14.6%로 뒤를 이었다. 무학은 8.1%, 대학 재학ㆍ졸업자는 6.2%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의 절반 이상(54.4%)은 만성질환을 겪고 있으며, 정신병(30.0%)이나 고혈압(10.3%), 치과 질환(9.0%), 당뇨병(8.6%), 우울증(7.4%)을 자주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이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은 37.7%로 자폐성 장애인(48.6%)이 지적장애인(36.1%)에 비해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뇌전증(간질)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36.2%)가 가장 많았고,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행동 문제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40.8%)가 가장 많았다.

5명 중 1명은 모든 일상생활 도움 필요 

박은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 ENA채널]

박은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 ENA채널]

드라마 속 우영우와 달리 발달장애인 5명 중 1명 이상(22.5%)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애 분류별로 보면 지적장애인은 21.3%가, 자폐성 장애인은 30.5%가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발달장애인은 18.4%로 조사됐다. 지적장애인 17.1%가, 자폐성 장애인 27.5%가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발달장애인의 절반 이상은 삶에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60.3%가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했고, 3.6%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답변한 이는 31.6%,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은 4.4%로 조사됐다.

또 발달장애인 중 61.0%는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10.6%, ‘표현하는 편’이 50.4%였다. 주된 의사결정을 본인이 하는 경우는 28.6%, 부모가 주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50.4%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가장 커

박은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 ENA채널]

박은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 ENA채널]

발달장애인의 33.4%는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을 가장 걱정한다고 답했다. 22.5%는 건강을, 21.7%는 일상생활 지원과 돌봄을, 10%는 재산마련과 생활비를 걱정했다.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20.3%가 취업 상태로 나타났으며, 취업 형태는 보호작업장(30.9%), 근로사업장(9.3%) 등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비중이 높았다. 취업한 발달장애인이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낮은 임금(31.8%)’ 이었고 ‘의사소통의 어려움(13.7%)’이 뒤를 이었다.

18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미혼이 78.7%를 차지했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은 99.6%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장애인의 미혼 비율은 76.9%다.

발달장애인은 평일 낮에 주로 부모ㆍ가족(31.8%)과 함께 보내거나 집에서 혼자(20.2%) 지냈다. 복지시설(13.9%)이나 직장(11.3%)에 가는 경우도 있었다. 단, 이 항목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조사됐다.

지난 1년간 거의 매일 외출했다는 발달장애인은 54.1%로 나타났다. 7.6%는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난 1년간 발달장애인이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은 TV 시청(54.2%)이었고, 컴퓨터(19.2%), 음악 감상(6.6%)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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