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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종식 알린 '이오지마 성조기', 우크라에서 재현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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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몰아낸 후 헤르손 남부 작은마을에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 SNS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몰아낸 후 헤르손 남부 작은마을에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 SNS 캡처

러시아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군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한 시골마을에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키릴로 티모셴코는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을 게시하며 “비소코필랴, 헤르손 지역, 우크라이나, 오늘”이라고 적었다. 최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의 요충지 헤르손 중심부에서 167㎞ 떨어진 비소코필랴에서 우크라이나군 3명이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이다. 이 곳은 전쟁이 나기 전 4000명 정도가 거주하던 작은 마을이다.

이 장면을 두고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린 ‘이오지마 성조기’ 사진이 떠오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이 1945년 2월23일 일본 이오지마섬을 점령한 후 스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게양하는 장면이다. AP통신의 조 로즌솔이 찍은 이 사진 속에는 미 해병대원 5명이 대형 성조기가 매달린 깃대를 수직으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할리우드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깃발’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AP통신의 조 로즌솔이 1945년 2월 23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이오지마섬 스리바치산 정상에서 찍은 ‘이오지마에 성조기를 올리는 해병들’이라는 제목의 사진. AP=연합뉴스

AP통신의 조 로즌솔이 1945년 2월 23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이오지마섬 스리바치산 정상에서 찍은 ‘이오지마에 성조기를 올리는 해병들’이라는 제목의 사진. AP=연합뉴스

한편 러시아가 헤르손 병합을 위한 일종의 요식절차로 시행하려던 주민투표는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보도했다. 러시아 점령당국 관계자는 “보안 상황 때문에 주민투표 진행이 잠시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포격으로 헤르손 주요 다리가 파손돼 통행할 수 없게 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헤르손 거의 대부분을 장악한 러시아는 주민투표 강행을 통해 이 지역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려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 주요국은 “러시아의 주민투표 실시는 불법”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의 주민투표 계획이 발표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남부 영토를 수복할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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