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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파괴력 그대로, 남해안 상륙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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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역대급 강도의 세력을 유지한 채 6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밤 사이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부산 등 남부지역 학교들이 대부분 6일 휴교하거나 원격수업을 하기로 한 데 이어 서울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도 휴교한다. 서울 중학교는 휴교 또는 원격수업을 하고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휴교·원격수업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오후 8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120㎞ 해상에서 시속 33㎞로 북북동진했다. 중심기압 940h㎩(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7m의 ‘매우 강’ 강도의 세력을 유지했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부산과 경남, 광주광역시, 전남, 제주도, 제주 전해상, 남해, 서해·동해 남부 해상에는 태풍 경보가 발령됐다.

문제는 태풍이 한반도에 가까이 접근했는데도 강도가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보통 태풍은 북위 30도 부근까지 올라오게 되면 낮은 해수면 온도와 주변 기압계의 영향으로 세력이 점점 약해진다. 하지만 힌남노는 북위 30도를 지난 이날 오전까지도 태풍의 눈이 더 또렷해지는 등 재발달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한상은 기상청 총괄예보관은 “(힌남노는) 북위 30도를 넘어 다시 발달하는 아주 이례적인 태풍”이라며 “태풍 양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태풍의 회전력을 증가시키고 있고, 해수면 온도도 높아 태풍이 북상하면서 약화되지 않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보관 생활을 하면서 이런 태풍은 처음 본다”고도 했다.

힌남노는 이날 오후부터 세력이 정점을 지나 조금씩 약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매우 강’ 수준의 강도를 유지한 채 이날 오후 11시쯤 제주 서귀포 주변 해상을 지나 당초 예상보다 빠른 6일 오전 5~6시 사이에 경남 통영 인근 남해안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이어 오전 7시에는 부산 북쪽의 내륙 지역을 지나 오전 8시쯤 경북 포항 인근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상식파괴 힌남노, 북위 30도서 재발달…기상청 “강력한 세력 유지, 이런 태풍 처음”

5일 대구 수성구 동일초등학교에 태풍으로 인한 원격수업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5일 대구 수성구 동일초등학교에 태풍으로 인한 원격수업 전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힌남노가 내륙을 관통하는 시간은 2~3시간 정도 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힌남노의 경로가 2020년 거제도 부근에 상륙했던 제9호 태풍 ‘마이삭’과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겠지만, 위력은 더 강할 것으로 봤다. 한 총괄예보관은 “과거 어느 태풍보다 약화 정도가 적으면서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국내에 들어오는 힌남노는 역대급에 이를 정도로 강한 태풍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힌남노 상륙으로 6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비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미 5일에도 제주도에는 시간당 30~50㎜, 그 밖의 전국 곳곳에는 시간당 5~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고, 최대순간풍속 초속 2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었다. 특히 태풍의 강풍 반경이 6일 오전까지도 400㎞에 달해 전국 대부분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초속 40~60m에 이르는 폭풍이 불겠고, 동해안 지역도 6일 오후까지 초속 30~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강풍과 함께 강한 비도 내린다. 6일 오전까지 제주도와 남해안, 경상 동해안, 강원 영동, 지리산 부근에는 시간당 50~100㎜, 그 밖의 지역에는 시간당 30~5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보인다.

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이 100~250㎜를 기록하겠고, 제주도 산지는 600㎜ 이상, 남해안과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는 4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전망이다.

태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서울 등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풍이 몰고 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찬공기와 충돌하면서 비구름이 형성돼 6일 새벽까지 집중적으로 강한 비가 내린다.

기상청은 “태풍이 해수면이 높은 만조 시간대에 상륙하면서 최대 15m에 이르는 높은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폭풍 해일에 따른 피해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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