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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80억→103억명 될 때 한국은 5200만→3800만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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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의 인구가 약 50년 뒤에 지금보다 1400만명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세계 인구는 100억명을 돌파하며 계속 증가한다. 한국은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는 다른 국가보다 더 빠른 인구 감소를 경험하며 인구 규모 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올해 5200만명에서 2070년에는 380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대로 세계 인구는 올해 79억7000만명에서 2070년 103억명으로 늘어난다(중위 추계 기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빠른 인구 감소의 배경에는 저출산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인 2.32명보다 1.51명 낮은 수치다. 최근 통계인 올해 2분기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을 찍었다. 연간 합계출산율 0.7명대, 출생아 수 25만명 미만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한국의 인구성장률(연평균 인구증감률)은 -0.23%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인구는 올해 0.83% 성장한다. 2070년이 되면 한국의 인구성장률은 -1.24%, 세계는 0.18%로 격차가 벌어진다.

유엔이 저출산 단계로 구분한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인구성장률은 빠르게 하락한다. 일본의 경우 올해 인구성장률이 -0.53%로 한국보다 낮지만, 2070년에는 -0.81%로 한국보다 높다. 이탈리아도 올해 한국보다 낮은 -0.34%에서 2070년에는 한국보다 높은 -0.79%의 인구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일본과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저출산 고령화가 이미 많이 진행된 국가라 비교 분석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 과장은 “함께 저출산을 경험한 프랑스·독일·미국 등은 이민정책 등을 통해 생산연령인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저출산 국가 중에서도 미국은 2070년에도 인구 증가를 유지할 전망이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로 한국의 인구 순위는 올해 29위에서 2040년 36위, 2070년 59위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1970년 한국 인구는 세계 24위 규모였는데, 100년 만에 35계단 밀려난다는 관측이다. 현재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14억2600만명)이지만, 중국 역시 저출산을 겪으며 2070년에는 인도에 1위 자리를 내준다.

문제는 국가 경제의 핵심 연령대인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한국에서 빠르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세계 평균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70년(61.4%)까지 60%대를 유지한다. 하지만 한국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12년 73.4%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해 2070년에는 46.1%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2~2070년 기간 중 세계 127개 국가에서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고령인구 구성비는 2022년 17.5%에서 2070년 46.4%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올해 13.7%에서 2070년 36.9%로 상승하고, 같은 기간 일본은 29.9%에서 38.7%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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