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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는 SW, 용인은 반도체 특성화 대학 육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유병진 명지대 총장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대학의 사명 중 하나는 미래 먹거리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이라며 “반도체, AI, 빅데이터 분석 등을 특성화 분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대학의 사명 중 하나는 미래 먹거리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이라며 “반도체, AI, 빅데이터 분석 등을 특성화 분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주문하면서 대학가에서는 반도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반도체 교육에 투자해온 명지대도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하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특성화에 나서는 등 변화가 한창이다. 명지대는 최근까지 법인의 재정문제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서울과 용인의 양 캠퍼스 특성화를 통해 ‘제2의 건학’을 하겠다는 유병진 총장에게 구체적 계획을 들어봤다.

학교법인이 파산신청을 당한데 이어 올해 초에는 회생절차가 중지돼 ‘폐교’ 논란까지 일었다.
“과거에 법인이 수익사업을 하다 실패해 기본재산 손실을 봤다. 수익용 기본재산을 처분하면 부채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유휴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체자산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인 회생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학교 재정 상황은 어떤가.
“법인과 대학은 회계가 완전히 구분돼있다. 명지대는 건실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데 법인의 문제로 ‘폐교’란 오명을 얻은 셈이다. 사립대가 다 어렵지만 우리는 학교 수익을 최대한 올리면서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다. 지난해엔 서울 인문캠퍼스에 MCC관을 신축해 교육 환경이 더 좋아졌다. 교육부 ‘2021 대학기본역량진단’도 우수한 성적으로 일반재정 지원대학에 선정됐다. 일찌감치 국제화, 계약학과 등을 활성화해 재정에 도움이 된다.”
명지전문대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법인으로 인해 겪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약할 필요가 있고, 급격히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대는 서울에 있어도 위기감이 크기 때문에 일반대와 통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동안 대학이 학문적, 이론적 교육을 주로 했는데, 전문대가 지금까지 쌓은 실기, 현장 위주 교육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전문대 캠퍼스 부지를 활용해 특성화도 가능하다. 2024년 신입생부터 통합 신입생을 뽑는다는 목표로 준비 중이다.”
반도체 학과도 새로 만들었다.
“우리는 반도체 인재 양성 필요성을 오래 전에 인식하고 2010년 반도체공정진단 연구소를 만들면서 인력 양성을 해오고 있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반도체 연구소 중에는 가장 규모나 기술 수준이 앞서있다고 자부한다. 지금까지는 연계전공으로 운영했지만 이제는 산업체에서 반도체에 더 전념한 학생을 요구한다. 그래서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2023년도부터 30여명 규모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앞으로 전문대 통합으로 늘어나는 정원을 추가 배정하고 향후 반도체 단과대학으로 키울 계획도 있다.”
AI나 소프트웨어 등 첨단 분야에 대한 계획은.
“자연캠퍼스가 있는 용인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되기 때문에 산학연계가 용이하다. 용인 자연캠퍼스는 반도체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특성화를 할 계획이다. 서울은 전문대 캠퍼스 부지까지 포함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캠퍼스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서울에는 ‘ICT 융합대학’을 만들었는데, 데이터, 디지털콘텐츠디자인 등의 전공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인문사회 학과들과 연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미 ‘AI-빅데이터 사업단’, ‘지능형프로세스 자동화사업단’을 운영하면서 첨단분야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공계 분야에서 여러 사업을 따냈다.
“건축대학은 2011년 건축학교교육인증원 심사에서 세계 두번째, 아시아 최초로 만점을 받은 뒤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건축대학, 공대가 최근 몇년간 여러 사업에 선정되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그린21 사업(농촌진흥청), 제로 에너지 주택 최적화 모델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 사업(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두뇌한국21사업(한국연구재단), 한옥기술개발사업(국토해양부) 등 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사업들이다.”
캠퍼스 국제화에 강하다고 알려져있는데.
“올해 1학기 명지대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2624명이다. 거의 신입생 모집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우리 대학은 교육부의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을 2014년 이후 9년 연속 받을만큼 외국 학생 유치 성과가 우수하다. 앞으로는 양적 확대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석박사 과정등 학위과정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국내 학생이 외국에 많이 나가는 국제화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건축대학은 뉴욕, 로마 등의 대학과 결연을 맺어서 4주간 서로 방문하며 교류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위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이미 오래 전부터 인구 감소 예측이 가능했지만 정치적 논리와 지역균형 명분으로 사립대가 난립을 했다. 사립대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획일적 규제를 푸는 대신, 수요자가 외면하는 대학은 퇴출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수도권 집중을 억지 규제로만 막을 수는 없다. 지방에서도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유병진 총장=명지대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동대, 명지대 교수로 일했고 관동대 총장, 명지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명지대 총장을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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