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알이면 나이를 거꾸로?…‘회춘’에 푹 빠진 中 MZ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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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항노화 제품, 안티에이징 시술’…더는 중장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국에서 지난 2년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건강 보조 식품이 있다. ‘NMN(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 일명 ‘불로장생의 약’이라고 불리는 보충제다.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이 보충제의 주요 소비층이 중장년층에서 20, 30대로 대표되는 MZ세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CBN Data]

[사진 CBN Data]

‘회춘’에 푹 빠진 中 MZ세대

중국 시장조사기관 CBN 데이터(CBN Data)에 따르면 지난 2년간 NMN을 구매하는 소비자 대부분은 80년대생과 90년생이다. CBN 데이터는 한 NMN 제조사 직원의 말을 인용해 일부 2000년대생까지 NMN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신비의 명약’ NMN은 도대체 무엇일까.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에 따르면 NMN은 채소 등에 포함돼 있으며, 섭취하면 체내에서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라는 물질로 바뀐다. NAD는 노화와 동시에 감소하고,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NMN을 식수와 함께 섞어 투여한 쥐가 일반 쥐보다 중년 후의 체중증가가 약 10% 적고 노화에 따른 에너지대사 저하 등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NMN을 투여하면 혈당치를 낮추는 인슐린의 효과 저하나 골밀도 저하 등 노화 현상도 억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투여에 따른 부작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NMN은 1병당 300위안(5만 8314원)에서 2만 위안(388만 7200원)에 이를 정도로 제조사도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CBN 데이터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점차 관심을 소홀히 하는 중장년층보다 20대 초반 청년들 사이에서 NMN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 NMN 보충제 브랜드의 소비자서비스팀 직원은 CBN 데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판매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요즘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욱 노화를 두려워하는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의 전자상거래 채널을 통해 NMN 보충제를 구매하는 소비자 중 일부가 ‘00허우(2000년대 이후 출생자)’다. 20대 초반부터 노화 관리를 시작하는 셈이다.

중국 신소비·전자상거래 전문매체 카이보뤄차이징(開菠蘿財經)은 한 헬스케어 제품 제조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3년간 NMN의 핵심 소비자 그룹은 부유층, 투자 업계 종사자, 생물제약 업계 종사자 등으로 점차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수천만 위안 연봉을 받는 중국인 식탁 위에 NMN 보충제가 오르는 것이 더는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NMN에 대한 임상 효과와 중국 국가급 식품·약 관리감독 기관의 인허 부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쑨샹핑(孫湘平) 생물제약 업계 전문가는 “NMN이 인간 노화를 지연하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임상 연구가 여전히 충분치 않다”며 “또한, NMN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쑨샹핑은 현재 중국에서 의약품 또는 건강 보조 식품 등 NMN을 가리키는 명확한 법적 분류가 지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1년,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통칭 ‘불로장생약’으로 불리는 제품에 대한 서한을 발표하며 NMN이 의약품, 건강 보조 식품, 식품첨가제, 새로운 식품 원료 등 그 어떤 것 대해서도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내 NMN 생산 및 관련 경영이 불가하며,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만 판매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중국 내 NMN 인기 상승이 지속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MZ세대는 왜 ‘불로장생약’에 매료되었을까.

[사진 Let's Chinese]

[사진 Let's Chinese]

NMN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건강보조제품 업체 직원 천루이(陳瑞)는 카이보뤄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젊은 세대가 NMN 보충제를 구매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젊은 세대의 통점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의 성공이다.

‘밤샘 생활’이 일상인 MZ세대 사이에서 건강 보조 제품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찾는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NMN이다.

천루이에 따르면, 중국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NMN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의 발표 내용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수많은 건강 보조 제품 판매 업체가 NMN이란 단어 대신 ‘당승육(唐僧肉, 서유기에서 유래된 불로장생 고기)’이란 용어를 대신해 사용한다. 그러면서 해당 제품을 중장년층 타깃으로 판매할 때는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와 함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홍보할 때는 수면 장애 개선, 피부 노화 개선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표기한다. 심지어 ‘밤샘 필수품’이라는 홍보문구를 덧붙이기도 한다. 즉, NMN을 노화 방지에 ‘만병통치약’이라 과대 광고한 셈이다.

1997년생인 황숴(黃爍)는 24세부터 각종 건강 보조 제품을 챙겨 먹었다. 그는 “눈에 띄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NMN의 홍보 문구에 홀려 25세 되는 시기, 이 ‘불로장생 명약’을 구매했다. 주변에서 모두 “NMN 보충제를 챙겨 먹기에 너무 이른 나이”라고 그를 말렸지만 황숴는 2만 1000위안(409만 원)의 거금을 내고 NMN 한 병을 샀다.

황숴는 “여러 블로거가 NMN의 놀라운 효과를 경험했다고 말했다”며 “NMN 보충제의 적용 기제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시도해볼 만한 가격이라고 판단했다”고 주변의 만류에도 NMN을 구매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쑨샹핑은 많은 MZ세대가 황숴와 같은 생각으로 NMN에 손을 댄다면서 이들 젊은 세대가 아직 NMN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NAD는 노화와 함께 감소하며 이를 개선하면 그만큼 노화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NAD 분자는 너무 커서 직접 보충하기 어렵고, NAD로 합성 가능한 전구물질, 즉 NMN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다만, 쑨샹핑은 “신체적으로 젊은 나이에 NMN 보충제를 다량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사진 CGTN]

[사진 CGTN]

둘째, 가격 하락도 젊은 세대가 NMN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에 한몫했다. 타오바오, 징둥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에서 NMN 1병(보통 60알) 가격은 최대 2만 위안(389만 6000원)에서 최소 300위안(5만 8440원)까지 다양하다. 매일 2알씩, 1년에 12병 복용한다고 계산하면 1년간 복용할 NMN 가격을 24만 위안(4675만 원)에서 4000위안(77만 9200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618 쇼핑 축제 기간, 1099위안(21만 4085원) NMN 제품은 399위안(7만 772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때 고가였던 NMN 제품이 ‘효과 만능’이라는 포장을 두르고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자, 당국 규제에도 직구 등을 통한 공급이 대폭 늘며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이에 일부 업체는 아직 관련 표준이 없다는 규제 허점을 노리고 품질이 낮은 제품을 들여오거나 가짜 제품을 파는 등 악용하기도 한다. 이에 업계는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고, NMN의 건강 보조제로서의 적합성을 제대로 파악해 젊은 세대가 지혜로운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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