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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대칭이라 더 위험"…위성 사진서 드러난 '힌남노 위력'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촬영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사진 RAMMB/CIRA/CSU

5일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촬영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사진 RAMMB/CIRA/CSU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는 영상이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위성에 연이어 포착됐다.

기상청은 천리안 2A호 위성으로 관측한 태풍 영상을 분석한 결과, 힌남노가 최근 북상하는 과정에서 약해지지 않고 더 발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통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바다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어 태풍의 세력은 점차 약해진다. 하지만, 현재 제주 남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9도로 평년보다 높은 데다가 태풍의 양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이 태풍을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서 이례적으로 태풍이 재발달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

‘태풍의 눈’ 더 뚜렷해져

천리안 위성 영상을 보면 힌남노는 이달 초에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주변에 태풍으로 발달할 예정이었던 열대저압부를 흡수해 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속도가 느려지면서 태풍의 눈이 사라지는 등 구조가 와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북상을 시작하면서 다시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태풍의 구조를 되찾고 세력도 더 키웠다.

4일 아침과 저녁에 위성이 촬영한 태풍 중심부의 모습. 아침보다 저녁에 태풍의 눈이 더 뚜렷하게 관찰된다. 기상청

4일 아침과 저녁에 위성이 촬영한 태풍 중심부의 모습. 아침보다 저녁에 태풍의 눈이 더 뚜렷하게 관찰된다. 기상청

실제로 4일 아침과 저녁에 태풍의 눈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비교하면 저녁에 태풍의 눈이 더 뚜렷하고 회전 속도도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상은 기상청 총괄예보관은 “힌남노는 북위 30도를 넘어서도 더 발달한 이례적인 태풍”이라며“태풍의 눈도 더 뚜렷해지면서 사방으로 원형을 이루는 눈벽(Eye wall)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덩치도 크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태풍의 강도 만큼이나 주목받는 건 태풍의 넓은 범위다.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포착한 최근 태풍 사진을 보면 태풍이 만든 소용돌이 구름이 이미 한반도 남쪽 대부분을 뒤덮고 있다. 실제로 힌남노는 5일 오후 3시 현재 강풍 반경이 430㎞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서 중부 지방에는 태풍이 밀어 올린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북쪽의 찬공기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만들어졌는데, 다가오는 태풍의 세력과 합쳐지면서 전국에 걸쳐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태풍이 열대저압부를 흡수해 덩치가 커진 상태에서 나선형 강우대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태풍의 전면에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 북반구 지역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만든 소용돌이 구름이 보인다. RAMMB/CIRA/CSU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 북반구 지역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만든 소용돌이 구름이 보인다. RAMMB/CIRA/CSU

“대칭적이라 좌우 가리지 않고 더 위험”

지난달 31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이 촬영한 태풍 힌남노. NASA

지난달 31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이 촬영한 태풍 힌남노. NASA

태풍의 형태가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어서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좌우로 흐트러지지 않고 강한 중심부 세력을 유지한 채로 힌남노가 육지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해안가를 중심으로 폭풍과 해일에 의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태풍의 에너지가 되는 열과 수증기가 풍부한 상태라 태풍이 정말 교과서적으로 중심이 잘 발달했다”며“그만큼 견고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태풍의 중심부는 물론 동쪽이든 서쪽이든 좌우 없이 모두 다 같은 위험한 영역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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