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대재해법으로 처벌 될라…조선·정유·항공 업계 ‘힌남노’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 중인 가운데 5일 오전 전남 여수 국동항에 태풍을 피해 대피한 어선 선박들이 가득차 있다. 여수와 광양, 고흥 등 전남 동부권 항·포구에는 현재 7400여척의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 중인 가운데 5일 오전 전남 여수 국동항에 태풍을 피해 대피한 어선 선박들이 가득차 있다. 여수와 광양, 고흥 등 전남 동부권 항·포구에는 현재 7400여척의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에 걸렸다. 시설물을 재점검하고, 비상대기조를 운영하며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여느 때보다 태풍 피해 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돼 자연재해가 원인이라도 시설 결함 등의 이유가 중첩돼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게 책임을 지운다.

태풍 여파를 직접 받는 조선 업계는 회사별로 비상대책위원회 등 대응반을 설치하고, 건조 중이던 선박들의 밧줄을 보강하고 방파제 주변 위험물을 안전지대로 이동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서해로 배 옮기고, 설치물 철거하고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부터 건조 중이던 선박 9척을 서해로 피항시켰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날 오전 현장을 둘러보고 “인명 피해가 없도록 작은 부분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6일 오전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선박 6척, 4척을 각각 먼바다로 옮겨놨다. 선박 내 컨테이너 등이 움직이지 못하게 고박하고 옥외 설치물은 철거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직원들은 정상 출근해 주로 실내 조업을 하고 있으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비하고 있다”며 “태풍으로 하루 조업을 못 하게 되면 약 3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태풍 이동 추이를 지켜보며 조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철강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울산공장 내 완성차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현대차 관계자는 “태풍이 본격 상륙하는 6일부터는 조업을 자제해달라는 울산시의 당부에 따라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세부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 경로 상 포항제철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6일 태풍 영향력이 큰 시간대에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일 울산 남구 장생포항에 피항한 선박들이 육지와 밧줄로 단단히 묶여 있다. 뉴스1

5일 울산 남구 장생포항에 피항한 선박들이 육지와 밧줄로 단단히 묶여 있다. 뉴스1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 뉴스1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 뉴스1

삼성 “자율 재택근무”…비상대기조 편성도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등에서 하역과 급유를 마치고 돌아오는 유조선·급유선을 안전한 곳으로 피항시켰다. 울산에 정유시설을 둔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입항을 금지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태풍 경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는 여수공장의 경우 ‘심각’ 단계로 경보를 격상했다”며 “지난 태풍 때 여수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던 전례가 있는 만큼 비상대기조를 편성해 만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반도체 공장도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태풍으로 출·퇴근이 어려울 경우 필수인력을 뺀 나머지 인력에 대해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이날 오전 각 사업장에 공지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장 공사 등은 전면 중단됐고, 시설물 고정 작업이나 위험요소 특별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태풍 경로에 위치한 창원사업장은 6일 오전, 구미사업장은 6일 하루 휴업할 예정이다.

5일 제주국제공항 운항 스케줄 안내 스크린에 항공기 전편 결항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5일 제주국제공항 운항 스케줄 안내 스크린에 항공기 전편 결항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항공 361편 결항…통신3사는 ‘이동기지국’ 준비

항공 업계는 태풍 영향권에 있는 김해·제주공항의 항공기를 인천국제공항 등으로 이동 조치하고, 현장에 남은 토잉카 등 장비를 결박하는 조처를 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전국 공항에서 사전 결항 313편, 당일 결항 48편 등 총 361편(출발 기준)이 결항됐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KT는 4일부터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으며, 저지대 침수 예방과 전도위험시설 점검 등을 마쳤다. 또 이동식 기지국, 발전차, 양수기 등 긴급복구용 장비를 피해 예상지역으로 보내 대비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