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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ㆍ아이브ㆍ에스파…선두 다툼 치열한 4세대 걸그룹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9일 신곡 ‘애프터 라이크’를 발표한 아이브.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9일 신곡 ‘애프터 라이크’를 발표한 아이브.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4세대 걸그룹이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7월 데뷔한 뉴진스가 ‘어텐션(Attention)’으로 여름 음원 시장을 평정한데 이어 지난달 말 컴백한 아이브가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2세대 걸그룹 대표주자인 소녀시대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종횡무진 중인 3세대 블랙핑크까지 총출동한 상황에서 신예 팀들이 무서운 기세를 보이는 것. 8월 멜론 월간 차트 기준 아이브가 지난 4월 발표한 ‘러브 다이브(LOVE DIVE)’가 4위를 지키고, 뉴진스의 또 다른 타이틀곡 ‘하이프 보이(Hype boy)’가 5위에 오르는 등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뉴진스 데뷔곡으로 월간 차트 1위 올라 #아이브 3연속 흥행으로 밀리언셀러 반열 #에스파ㆍITZY 기존 4세대와 또 다른 매력

블랙핑크가 연 걸그룹 밀리언셀러 시대 

이들의 행보는 선배 걸그룹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가 ‘소원을 말해봐’ ‘지’(2009) 등 전 국민이 아는 메가 히트곡을 보유한 ‘음원 강자’인 반면 음반 판매량은 약했다면, 4세대 걸그룹은 보이그룹 못지않은 화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첫 미니앨범 ‘일레븐(ELEVEN)’ 26만장을 시작으로 ‘러브 다이브’ 66만장을 거쳐 ‘애프터 라이크’로 108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블랙핑크가 2020년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ㆍ125만장)으로 포문을 연 이후 에스파 미니 2집 ‘걸스’(Girlsㆍ164만장) 등 걸그룹도 본격적인 밀리언셀러 시대가 열린 셈이다. 16일 발매되는 블랙핑크 2집 ‘본 핑크(BORN PINK)’는 선주문량만 200만장에 달한다.

지난 7월 데뷔한 뉴진스. 데뷔곡 ‘어텐션’으로 각종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사진 어도어]

지난 7월 데뷔한 뉴진스. 데뷔곡 ‘어텐션’으로 각종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사진 어도어]

흥행 지표가 되는 앨범 발매 첫 주 초동 판매량도 매달 기록 경신 중이다. 지난 1월 케플러의 ‘퍼스트 임팩트(FIRST IMPACT)’가 20만장으로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최고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5월 르세라핌의 ‘피어리스(FEARLESS)’가 30만장, 7월 뉴진스의 ‘뉴 진스(New Jeans)’가 31만장 등 새로운 팀이 등장할 때마다 이전 기록이 깨지고 있는 것.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블랙핑크의 성공 이후 기획사에서 걸그룹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해외시장에서 걸그룹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걸크러쉬를 표방하는 여러 팀이 만들어지고 국내외 여성 팬층이 신규 유입되면서 음반 시장 파이 자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청순·섹시·큐티 벗어나 다양한 도전 

이는 다양한 팀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했다. 걸그룹의 기본 공식처럼 여겨온 청순 혹은 섹시, 큐티 콘셉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다. 4세대 걸그룹의 시작을 알린 ITZY(2019년 데뷔)가 JYP 선배 그룹인 원더걸스나 트와이스 등 트렌디한 걸그룹의 계보를 잇고, 2020년 데뷔한 에스파가 '광야'로 대표되는 SM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팀이라면, 후속 팀들은 결이 다르다. 같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에서 데뷔한 르세라핌은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앞세웠지만, 어도어에서 만든 뉴진스는 그 흔한 티저 영상 하나 없이 샤넬 브랜드 행사에서 첫선을 보였다. 기존 성공 공식과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한 셈이다.

2020년 데뷔한 에스파. 독특한 세계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0년 데뷔한 에스파. 독특한 세계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뉴진스는 SM에서 비주얼&아트 디렉터로 활약한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로 이적해 처음 선보인 팀인 만큼 스타일링도 화제를 모았다. S.E.S. 등 1세대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편안한 의상은 기성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10대 소녀들과 동질감을 만들어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완벽한 군무를 추구하거나 화려한 고음을 뽐내는 대신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도 다른 부분.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에스파나 르세라핌처럼 콘셉트가 너무 강한 팀은 멤버 개개인이 묻히는 경향이 있다. 뉴진스는 오히려 특정 콘셉트를 없애면서 각자의 매력이 잘 드러나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짚었다.

자연스러운 매력, 친구 같은 워너비로  

아이브 역시 1020 여성 팬들의 ‘워너비’로 꼽힌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로 결성된 아이즈원이 활동이 종료되면서 아이브로 재데뷔한 장원영ㆍ안유진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안유진은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아이돌스럽지 않은’ 반전 매력을 뽐내며 새로운 ‘예능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생 김소진(23)씨는 “아이브는 노래나 무대도 좋지만 패션이나 메이크업이 친구들 사이에서 항상 화젯거리”라며 “요즘은 아이돌 세계관 경쟁이 심해지면서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라이트한 팀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규탁 교수는 “아이즈원은 ‘프로듀스’ 시리즈 제작진의 순위 조작 때문에 부정적인 여론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 새로운 팀으로 활동하면서 그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고 밝혔다. ‘프로듀스’ 출신인 아이오아이에서 파생된 구구단ㆍ위키미키ㆍ프리스틴ㆍ다이아 등이 이렇다 할 히트곡을 내놓지 못하고 활동이 흐지부지해진 반면, 아이브는 “포인트 안무로 틱톡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러브 다이브’나 티아라 등 2세대 아이돌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의 ‘애프터 라이크’ 등 노래와 팀의 장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가 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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