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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이원석 운 되게 좋다”…힌남노·최강욱에 김빠진 청문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태풍 힌남노와 최강욱 의원 때문에 김빠진 청문회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6일 검찰의 출석 요구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한 야당으로선 스텝이 꼬인 형국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이원석 후보자가 운이 되게 좋으신 것 같다”라며 “국민들이 힌남노 태풍 때문에 많이 고통 받고 국민적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 있다”라고 할 정도다.

2022년 9월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2년 9월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與 “최강욱 3개 사건 피고인…청문회 참여 못해” 공세

여야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이원석 후보자가 아닌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청문위원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길게 논란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 측이 이 후보자의 모두 발언 직후 “최 의원은 현재 세 가지 사건으로 재판 받는 피고인 신분”이라며 제척(除斥)을 요구하면서다. 이해관계가 있으니 청문회에서 빠지란 뜻이다.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법무법인 명의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의혹 ▶총선 기간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의혹▶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허위 녹취록 요지 글을 게시해 채널A 기자를 명예훼손한 의혹 등으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최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 직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처음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여기 계신 한 위원님(최 의원)은 중대 사건 세 건의 피고인이 된 이후 법사위를 지원했고, 이것만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라며 “더욱이 인사청문회는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위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최강욱 위원께서 이해충돌 문제가 없는 다른 상임위에 가시면 된다”라며 “상식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회의 권위를 지켜달라”라고 요구했다. 박형수 의원은 “장기적으로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하든지 최 의원 스스로 윤리위원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 청문위원 중에서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폭력 사태로 검찰 수사 혹은 재판을 받고 있는 위원이 있는데, 왜 최 의원만 문제 삼느냐는 논리다.

김의겸 의원은 “최 의원 사건들의 경우 이미 기소를 해서 검찰 손을 떠났는데, 최 의원이 후보자에게 무슨 이야기를 한들 이해관계가 충돌하겠나”라고 밝혔다. “이원석 청문회가 아니라 최강욱 청문회로 이름을 바꾸는 게 좋겠다”(기 의원)는 말도 나왔다.

그러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이 기소 후에도 공소유지를 통해 사건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당사자인 최 의원은 지난달 법사위 전체회의에 이어 자신의 자격 시비를 하자 “고장난 레코드가 열심히 돌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세 가지 사건은 현재 대통령이 (검찰 재직 시절) 직접 지시해서 벌어진 사건으로 치졸한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5일 오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5일 오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청문회 맞나? 野 조정훈 “굉장히 선비” 김남국 “주변 평가 좋아”

이날 오전 청문회가 ‘최강욱 청문회’로 변질된 반면 정작 이 후보자를 두고 야당 의원들에게서 칭찬이 나오기도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 후보자가) 살아온 이력을 보면 굉장히 선비신 것 같다”며 “골프채도 한 번 안 잡으셨고 굉장히 예외적인, 보기 좋다”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다주택인 적도 없고 위장전입한 적도 없다”라는 입장이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청문회 초반 “후보자에 대해 주변 평가가 좋은 것 같다”라며 “겸손하다, 원만하시다, 굵직한 사건을 처리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역량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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