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줄어도 면역세포는 기억…백신, 새 변이에도 효과"

중앙일보

입력 2022.09.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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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병원 제공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병원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3년 차. 한국은 6번의 대유행을 겪었고 전국민 대상 대규모 백신 접종을 3차례 했다. 현재는 겨울 재유행에 대비해 또 한 번의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앞두고 있다. 추가 접종을 권고하는 주된 근거는 백신 혹은 감염으로 생긴 중화항체가(감염을 막아주는 항체량)가 3~4개월 후 급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코로나19 종식까지 서너달에 한번씩 백신을 반복 접종해야 하는걸까.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는 지난 1일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중화항체가는 떨어져도 면역세포의 기억은 오래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국민 대다수가 3차 이상 백신 접종을 받았고 2000만명 이상 돌파감염된 상태”라며 자연면역ㆍ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부스팅(증가)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 면역세포 기억 오래 가”

오 교수는 이날 중화항체만으로 인간의 면역력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화항체가 줄어도 백신 접종, 혹은 자연면역으로 생긴 면역세포의 기억은 그보다 오래 가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실제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CoV)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CoV)를 언급하며 “사스의 경우 (감염 이후)최소 17년 후까지 면역력을 유지했고 메르스는 1년 후 81%, 5년 후 64%까지 면역세포 반응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코로나19와 관련된 면역세포는 15개월까지도 검출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1년 내 사라진다는 건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로 볼 때 더는 주장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재감염 임상데이터를 볼 때 자연감염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가 84%가 유지되고 그 효과가 7개월 이상 지속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 진화하듯 면역세포도 변화”

그렇다면 새로 나온 변이에도 기존의 면역력이 유지될까. 오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바이러스만 변이가 생기는 게 아니다. (백신 혹은 자연면역을 통해 얻은) 면역세포(B세포)도 우리 몸 안에서 계속 복습과 응용문제 풀이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을 접종하고 6개월 정도 겨드랑이 림프절에서 B세포의 면역세포를 지켜본 결과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게 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만 감염예방과 발병예방을 구별해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염예방 효과는 아예 감염 자체를 막는 건데 중화항체가 그런 역할을 한다. 그는 “중화항체가는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예방 효과는 금방 떨어지지만, 기억세포는 그 이후에도 유지돼 감염돼도 중증으로 가지 않는 발병 예방 효과는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유행이 거듭될수록 코로나에 대한 노출 잦아지게 되는데 이 경우 면역 부스팅이 반복되면서 점점 경증화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부스터샷 n차 접종, 효과↓”

추가접종의 간격이나 횟수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오 교수는 위에서 설명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앞선) 백신 접종 후 6~7개월 정도는 기다려도 된다”고 설명했다. 접종 횟수에 대해선 n차 접종이 마냥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mRNA 백신의 경우 추가 접종을 1회 했을 때 오미크론 중화항체가 19~27배 정도 늘어났지만 추가 접종을 2회 했을 때는 2.5~4.4배 늘어난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다만 오늘 말한 사례들은 특수한 상황을 모두 제외한 경우”라며 “백신 접종에 대한 판단은 진료실에서 개별 환자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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