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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금융채무 불이행 10명 중 4명, 500만원 이하 빚 상환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뒤 제때 돈을 갚지 못한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8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500만원 이하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가 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20대 채무 불이행자의 평균 등록 금액(연체된 대출의 원리금 총액)은 1580만원이었다.

20대 채무 불이행자를 등록 금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500만원 이하 대출자가 3만5200여명(4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대출자가 1만7900여명(21.2%)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5000만원 초과 20대 채무 불이행자는 총 4300명으로,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20대 채무 불이행자 중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소액의 빚으로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돼 신용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20대 채무자 중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진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총 5241명이었다.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2019년 1만307명, 2020년 1만1108명, 2021년 1만1907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빚을 갚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생계비 마련 목적’이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대의 가계대출 총액도 다시 오름세였다. 특히 제2금융권 대출 총액이 은행권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대출의 질이 악화됐다.

20대 가계대출 총액은 지난 6월 기준 95조95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95조665억원) 대비 0.6% 증가한 수치다.

특히 6월 말 20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3월 말 대비 3.1% 증가해 27조6690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보험, 상호금융의 오름세가 특히 가팔랐다. 지난해 12월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액은 2019년 12월 말 대비 47% 증가해 4조262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과 상호금융은 같은 기간 동안 각각 24.3%, 23.6% 증가해 1조2813억원, 8조6164억원에 달했다.

진 의원은 “50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실업 부조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청년들의 상환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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