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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2명 겪는 ‘어지럼’...뇌경색 증상은 어떤 게 있나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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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박지윤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어지럼은 10명 중 1~2명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어지럽다’는 건 불편감의 표현이기 때문에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의심 질환에 따라 필요한 검사나 치료법도 달라진다.

어지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전정 신경계 기능 이상이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나 주변이 빠르게 도는 현훈이나 균형 장애와 같은 어지럼이 발생한다.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전정 편두통, 뇌경색 등이 해당한다. 대부분 대증요법으로 예후가 양호하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어지럼과 함께 편마비나 발음 장애, 복시, 보행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중추성 어지럼, 특히 뇌혈관 질환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단독 급성 어지럼의 경우에도 10~20% 정도에서 뇌경색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진찰이 필요하다. 어지럼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면 뇌 영상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어지럼 환자가 전부 전정 신경계 기능 이상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비전정계 어지럼의 대표 증상은 아찔하고 기절할 것 같은 현기증, 혹은 실신감이다. 기립성 저혈압, 심장병, 빈혈, 당뇨 등의 질환이 있다면 뇌에 전반적으로 산소 공급이나 대사 저하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휘청거림, 술에 취한 듯한 느낌, 중심을 못 잡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고 넘어지려는 듯한 느낌 등의 어지럼은 말초신경·척수·뇌간·소뇌 등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로 균형상실 또는 보행실조를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전체 어지럼의 20~50%를 차지하는 심인성 어지럼이 있다. 심인성 어지럼은 ‘머리가 맑지 않고 무겁다’ ‘멍하다’ ‘구름 위에 뜬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된다. 우울·불안·공황장애와 같은 등 심리적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어지럼을 겪은 후 과도하게 어지럼을 느끼고 불안감을 동반하면 만성 주관적 어지럼, 혹은 지속체위 지각 어지럼이라고 한다. 이 경우 전정신경 기능검사와 영상검사에서 대부분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정확한 병명 없이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반복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어지럼은 원인이 워낙 다양해서 어떻게 어지러운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 양상에 따라 원인 감별과 검사 항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갑자기 발생하는 어지럼은 뇌경색일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박지윤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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