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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선전 제쳤다" 가장 먼저 '메타버스' 본격 육성하는 中 도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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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상하이 시민이 첸안첸수(天安千樹) 쇼핑몰에 있는 메타버스 게임장에서 체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 5월 노동절 연휴(1~5일)를 맞아 내수 진작을 위해 벌인 ‘5·5 쇼핑데이’에는 상하이미디어그룹(SMG) 산하 동방위시(東方衛視)가 ‘클라우드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덕분에 소비자는 스마트폰 앱(APP)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옷을 착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상하이 동방위시가 구축한 메타버스 세계 [사진 펑파이신문]

상하이 동방위시가 구축한 메타버스 세계 [사진 펑파이신문]

상하이시는 이전부터 쇼핑데이를 활용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써왔다. 2020년 개최한 ‘5·5 쇼핑데이’에는 3D 도시 데이터 모델을 이용해 처음으로 ‘상하이 소비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어 2021년 ‘두 번째 5·5 쇼핑데이’에는 시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위안화 훙바오 이벤트를 열어 시민이 자유롭게 디지털 위안화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상하이시, ‘메타버스 육성’ 적극 나선다

[사진 연합신문망]

[사진 연합신문망]

상하이시는 2021년 말, 14차 5개년 계획에 메타버스 산업 확대를 추가한 이후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8일, ‘상하이시 메타버스 육성 행동 방안 2022~2025(이하,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방안에서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관련 산업 규모를 3500억 위안(67조 3469억 9999만 원)까지 확대할 것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상하이시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 규모를 1조 5000억 위안(288조 6300억 원) 이상으로, 전자정보제조업 규모를 5500억 위안(105조 8310억 원)까지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시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 육성 정책을 대대적으로 내세운 데에 각계각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방안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상하이시는 중국 및 아시아를 위한 ‘차세대 디지털 경제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2025년까지 상하이, 싱가포르, 한국 서울, 일본 등을 포괄하는 ‘아시아 메타버스 경제체제’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 ▲산업 디지털화 ▲과학연구 디지털화 ▲사회 디지털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사진 신화통신]

[사진 신화통신]

상하이시 ‘메타버스 육성 정책’의 세 가지 하이라이트

메타버스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이에 상하이시는 시 정부 차원에서 플랫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 시작이 바로 상하이시가 발표한 ‘방안’이다.

해당 방안에서는 2025년 메타버스 관련 산업 규모 확대 목표를 설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동시 강화를 강조했다. 우선 신(新)단말기(일체형 VR, PC용 VR기기, MR 기기 등)와 신SOC(더블 기가 네트워크, 메타버스 클라우드 컴퓨팅, 엣지 컴퓨팅 플랫폼 등)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강화를 통해 메타버스 세계로의 진입 기반을 다질 것을 명시했다.

이어 신인터랙션(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XR 인터페이스), 신서비스(3D 그래픽 엔진, 디지털 모델링 등)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속도를 올려 단말기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식의 시장 선순환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시가 발표한 방안에서는 산업과 도시 간 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방안은 도시정보모델, 디지털 트윈, 디지털 샌드박스 프로젝트 등 업종별 도시 공공서비스 솔루션을 포함한 도시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주문했다. 이어 스마트제조·의료건강·공유오피스 등 디지털 관련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기 위해 상하이시는 산업-도시 간 인프라·데이터·표준규칙·혁신인재 공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R&D)과 실제 활용을 병행할 것을 진언했다. 이와 관련해 방안에서는 상하이국가실험실과 과학연구기관 투자를 대폭 늘려 응용 사업을 시행할 것을 주창했다. 예를 들어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알고리즘 혁신 등 첨단 기술을 공공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 디지털 트원 등 분야와 융합해 활용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상하이시가 이처럼 자신 있게 메타버스 세계 구축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년 12월 18일, 상하이시는 쉬자후이(徐家匯) 지하철역 내부를 ‘라이브 탄막(弹幕·동영상 댓글 자막) 화면’으로 꾸몄다. [사진 신화통신]

2021년 12월 18일, 상하이시는 쉬자후이(徐家匯) 지하철역 내부를 ‘라이브 탄막(弹幕·동영상 댓글 자막) 화면’으로 꾸몄다. [사진 신화통신]

베이징·선전 제치고 상하이가 '먼저' 메타버스 산업 확대에 나선 배경

상하이가 메타버스 산업 규모 확대에 발 빠르게 나설 수 있던 첫 번째 원인은 ‘인재’ 덕분이다. 링크드인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선전(深圳), 광저우(廣州) 등 디지털 혁신 5대 도시 중 상하이가 가장 많은 디지털 관련 인재를 보유했다.

글로벌 인재 시장 및 중국 도시 인재 유입 현황을 살펴보면 상하이시는 AI, 소프트웨어, 인터넷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발휘, 인재 유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상하이시가 ‘중국 디지털 인재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번째, 디지털 경제 관련 정책 추진에 적극적이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도시 디지털 경제 발전 보고(2021)’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정책 환경’을 마련했다. 보고서에서는 상하이시가 AI, 스마트 컴퓨팅, 스마트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스마트커넥티드카로 대표되는 차세대 디지털 기술 육성 정책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산업 방면에서 경쟁 우위를 갖추었다. 상하이시의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과학기술혁신센터 구축’에 관한 14차 5개년 계획에서는 지난 13차 5개년 기간, 상하이 집적 회로 산업 규모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또 1만 7000개 이상의 기술 회사와 20개에 육박하는 R&D 플랫폼을 갖추었으며, 관련 산업 생산액은 수천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상하이시는 500개 이상의 창업 인큐베이터를 마련했으며 약 3만 개 중소기업(혹은 연구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는 총 771개, 해외 R&D 센터는 481개로 중국 도시 중 가장 많다.

[사진 HKEJ]

[사진 HKEJ]

관련 인프라 구축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상하이시는 누적 5만 7000개의 5G 실외 기지국과 20만 개의 실내 소형 기지국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상하이시는 중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5G 기지국을 보유한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상하이시 디지털 경제 발전 14차 5개년 계획’에서는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메타버스 벤치마킹 시범 응용을 전개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발표된 방안에서는 도시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50개 이상의 시범 응용 사업을 마련, 100여 개의 벤치마킹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것을 명시했다.

지금도 상하이시에서는 메타버스에 기반을 둔 다양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 규모 확대는 ▲양자 컴퓨팅 ▲AGI(범용 인공지능) ▲우주 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힘을 실어 상하이시 경제·사회에 강력한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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