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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긴급 진단] 한국 주력 D램·낸드 가격만 급락…메모리반도체 수출 전선 먹구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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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호 07면

SPECIAL REPORT

D램 등 국내 기업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메모리반도체 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D램 등 국내 기업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메모리반도체 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한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론이 최근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경쟁에 뛰어들면서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시스템반도체 등 비(非)메모리반도체 업황은 굳건한 반면, 경기 침체 속에 D램·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반도체 가격만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262억39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 242억4800만 달러까지 감소했다. 이로 인해 1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도 지난해 4분기보다 900만 달러 줄어든 103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D램 시장 세계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매출도 전 분기보다 8억7100만 달러 준 65억59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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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13%가량 떨어질 것으로 봤던 7월 예상치를 한 달 만에 5%포인트나 더 낮췄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개인용컴퓨터(PC)용 D램의 고정 거래 가격은 6월보다 이미 14% 떨어졌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와 스마트 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쓴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주기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진입한 데다 전쟁,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가 급감한 때문”이라며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실제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이하 연간 기준)은 0.6%에 그친다. WSTS는 6월까지만 해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2개월 만에 2.8%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WSTS는 그러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등 비메모리반도체의 내년 시장 전망치는 같은 기간 7.3%에서 8.1%로 더 높여 잡았다. 국내 업체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시장만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한 물류난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 둔화가 기존 시장 예상보다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재고가 쌓이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는 6월 대비 12.3%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대비로는 80%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은 “(반도체는) 내수와 수출 출하가 모두 급감하면서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만간 반도체 수출까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7월까지 2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반도체 수출액은 8월들어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한 62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관세청).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톱3’인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말 차세대 D램 규격 제품인 DDR5 D램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기존 규격인 DDR4에 비해 시스템 성능을 85% 개선했다는 게 마이크론의 설명이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 속에 차세대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톱3 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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