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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로 버틴 2분기 0.7% 성장…올해 성장률 목표치 2.6% 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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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2분기 전 분기보다 줄어들었다. 국민의 지갑이 얇아진 만큼 소비와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도 0.1~0.2%대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2.6%)와 지난 1분기(0.6%), 2분기(0.7%) 성장률로 추산한 결과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91조9317억원(계절조정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0.7% 성장했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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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을 이끈 건 민간 소비다. 전 분기 대비 2.9% 증가했다. 정부 소비(0.7%)와 설비투자(0.5%), 건설투자(0.2%) 등도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에 수출은 3.1% 감소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1%포인트로, 민간 소비(1.3%포인트)가 벌어놓은 성장률을 수출이 갉아먹었다. 지난 1분기에는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1.7%포인트였다.

국민의 주머니는 얇아졌다. 2분기 GNI(468조4121억원)는 전 분기보다 1.3% 줄었다. 실질 GNI 감소 폭은 2020년 2분기(-2%) 이후 가장 크다. 한은이 7월 발표한 속보치(-1%)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한 것으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GDP보다 국민의 체감경기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경제가 소폭이나마 성장했는데도 GNI가 줄어든 건 원화 약세(환율 상승)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이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를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원자재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GNI 감소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관교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앞으로 반도체와 원유 가격의 변동 속 교역 조건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민간 소비 등 내수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제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경제 성장세는 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올해 3,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0.1∼0.2%씩 성장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한은의 전망은 낙관적인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5일 페이스북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2.3%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전망치대로면 3분기와 4분기에 -0.2%나 -0.3%씩 역성장해야 한다.

한은은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 증가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4%다. 고물가·고금리라는 악조건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계속 열 것으로 예상하는 건 소득 증가 때문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7% 늘며, 가계 지출 증가율(6%)을 앞질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소비 여력이 줄어 민간 소비 증가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3, 4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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