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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차값 꼼수?…철광석값 꺾였는데, 日제철과 20% 인상 합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도요타 모델 알티스가 전시돼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도요타 모델 알티스가 전시돼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도요타가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 가격을 20~30% 올리는 데 합의했다. 렉서스 등 주요 도요타 제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1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해 하반기(2022년 10월~2023년 3월) 차량용 강재(鋼材) 공급 가격을 상반기보다 t당 약 4만 엔(약 39만원) 올려 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상반기 대비 20~30% 인상된 것으로 3분기 연속 상승이자, 현재와 같은 협상 방법이 도입된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도요타와 일본제철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으로 1년에 2번 협상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탓 가격 상승”

닛케이는 미국 컨설팅사 앨릭스파트너스 연구원을 통해 차량에 들어가는 철‧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 5월 기준 2020년 평균 대비 약 2배 올랐다고 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거래되는 철광석 가격은 최근 500t당 105달러(약 14만원)로, 2018년 12월 66달러에서 1.5배 올랐다.

지난해 7월 평균 220달러에 비해서는 중국발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내려갔다가, 최근에는 철강 제조에 쓰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럽 최대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이 열연강판 가격을 13% 올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공급 감축으로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1년 전보다 10배 이상 뛰었다고 전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닛케이도 최근 도요타에 공급되는 강재 가격 상승 원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꼽았다. 주원료인 원료탄의 4~6월 조달 가격은 1~3월 대비 30% 올랐고 철광석 가격도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국내 철강 업계와는 온도 차가 있다. 국내 철강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7월보다 절반 이상 철광석 가격이 내려간 상황임을 고려할 때 강재 가격을 20~30% 올린 다른 배경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완성차 업체 수요가 많아 신차 가격을 올리는 이유를 원재료에 두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올해 1∼6월 그룹 전체의 자동차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한 513만7811대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 대수가 줄었지만, 독일 폴크스바겐그룹(387만 대)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국내 철강업계 “신차 가격 상승 전략일 수도”

한편 도요타는 전기차(EV)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최대 7300억 엔(약 7조800억원)을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도요타는 일본 최대 배터리 기업인 파나소닉과 공동 출자한 효고현 히메지시 공장에 4000억 엔, 미국에는 3250억 엔을 각각 투자한다. 이를 통해 최대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늘려 각각 2024년, 2026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해 연간 35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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