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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인택시 쌩쌩 달리는데…막상 이용률 저조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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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과학 영화 속의 장면은 더는 상상이 아니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현재 중국 일부 지역에서 운행 중인 운전자가 없는 “무인 로보 택시”가 그 예다. 무인택시 탑승자는 모바일 앱에서 자율주행차 한 대를 쉽게 불러올 수 있다.

바이두의 5세대 완전 자율주행차 '아폴로 문' [사진 바이두]

바이두의 5세대 완전 자율주행차 '아폴로 문' [사진 바이두]

지난달 8일 바이두가 완전 자동화 무인택시인 로보택시(자율주행 자동차가 소비자를 호출 장소에서 픽업해 목적지로 운송하는 자동차)를 운영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했다. 시범 지역은 충칭(重慶)과 우한(武漢)으로, 완전 무인 택시는 상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을 징수할 수 있다. 중국에서 첫 무인 택시 면허를 취득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에이아이(Pony.AI)에 이어 4개월 만에 이뤄진 결과다.

포니에이아이(Pony.ai)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난사(南沙)구와 베이징 정부로부터 무인 택시 운영 허가증을 받았다. 베이징시는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에 대해 조수석에만 사람이 탄 상태에서 시범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첫 허가를 냈다.

《중국 자율주행 시장과 미래 모빌리티 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영국의 시장조사회사 IHS마킷은 2030년 중국의 총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2조 25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중 로보택시의 규모가 60%인 1조 30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20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예약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 1조 위안의 시장이 조용히 생성되고 있고, 정책·법규상의 수많은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자율주행 업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로봇도 피할 수 없는 러시아워(rush hour)

*하단의 자율주행 택시 체험기는 중국 매체  ‘IT스바오(IT時報)’에서 취재 보도한 내용 중 일부를 번역함.

2021년 무인 로보택시 시범운영이 시작된 이래 바이두(Baidu)와 포니에이아이(Pony.ai)와 같은 기업의 로보택시는 1년 넘게 상하이 자딩(嘉定)구를 누비며 달리고 있다. 지난 평일 오후, 한 승객이 상하이 자딩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무인 로보택시를 불렀다. 로보택시 승하차는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등 지정된 거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택시 호출은 앱(app)을 통해 이뤄졌는데, 바이두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 플랫폼 ‘아폴로고(Apollo Go)’를 이용했다. 택시 호출 1분도 채 되지 않아 택시가 잡혔고, 약 3.8km 떨어진 곳에서 오는 데 8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 IT스바오(IT時報)]

[사진 IT스바오(IT時報)]

로보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도로에는 평균 3~5분 간격으로 몇 대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흰색 차량은 바이두와 포니에이아이, 검은색 차량은 ‘오토X(Auto X)’의 로보택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앱(APP)을 이용해 택시 호출이 가능한데, 그 때문에 도로에서 손을 뻗어 택시를 잡을 수는 없다.

Auto X(安途·오토X)의 로보택시. [사진 IT스바오(IT時報)]

Auto X(安途·오토X)의 로보택시. [사진 IT스바오(IT時報)]

10분 뒤 예약한 차량이 버스정류장에 들어섰다. 상하이의 현행 규정에 따르면 로보택시에는 반드시 안전요원이 있어야 한다. 바이두의 무인 로보택시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교통기관이 혼잡을 이루는 시간대인 ‘러시아워’에도 이용할 수 있다. 로보택시 내 안전요원 따르면 오후 2시는 무인 로보택시의 피크 주행 시간대로, 대부분의 전기 차량이 점심시간에 충전하기 때문에 도로가 비교적 한산하다. 약 10km에 달하는 길을 달리는 동안 출발이나 코너링, 정차는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많은 차가 몰리는 시간대를 만나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안전요원은 말했다. “로보택시는 차선 변경이나 방향 전환이 사람만큼 민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잡 시간에는 4㎞ 거리를 30분이 넘도록 갈 수도 있다”며 혼잡 시간 때에는 무인 택시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워 때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끄고 수작업으로 운전하는 게 대부분”이라고도 덧붙였다.

게다가 로보택시는 안전 확보를 위해 대형 차량을 만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시속 20km 안팎으로 떨어진다. 탑승 당시 이동 경로를 보면 보통 승용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서 로보택시를 탑승하니 총 30분 이상 소요됐다.

‘택시보다 비싸서 안 타요’…로보택시가 비싼 이유?

무인 로보택시의 핵심 장비는 ‘라이다(빛 감지 및 거리측정, light detection and ranging)’로, 감지 센서를 통해 특정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법이다. 대부분의 로보택시 지붕에 라이다가 설치되어 있어 일반 택시와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기도 하다. 라이다는 원거리 측정이 가능하고 해상도가 뛰어나며 주변 환경이나 조명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특징을 갖췄다. 또 딥러닝 알고리즘 없이 물체의 거리와 방향 정보를 직접 획득해 로보택시의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를 지원한다.

[사진 IC Photo]

[사진 IC Photo]

그러나 이 같은 핵심 장비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라이다의 원가는 계속 떨어졌지만, 여전히 로보택시의 주요 원가를 라이다가 차지하고 있다. 로보택시 차량 한 대의 가격은 80만 위안(약 1억 5천만 원) 정도이며, 이 중 자동차 자체는 10만 위안(약 2000만 원)에 불과하다. 70만 위안에 달하는 비용은 모두 지붕 위의 라이다에서 나온다.

지난 7월 개최된 연례 콘퍼런스 ‘바이두 월드 2022’에서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6세대 양산형 무인 차량의 원가를 25만 위안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로보택시가 정식으로 상용화되기 전에는 미국이나 중국이나 값비싼 첨단 기술 체험 프로그램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서비스 웨이모(Waymo)는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와 샌마테오 카운티의 일부 지역에서 65야드 제한 속도의 24시간 차량 호출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허가받았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는 5마일(8.05km)을 주행하는 데 14분이 소요되고 분당 1달러를 받는다. 그에 비해 같은 거리의 우버는 훨씬 빠른 속도로 주행할 뿐만 아니라 분당 0.4달러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다.

올해 8월 우한과 충칭에서 운행을 시작한 바이두 아폴로 고는 시작가를 2km당 16위안으로 책정했으며, 2km 이상 주행 시 추가로 km당 3위안이 부과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현지 택시 기본요금이 10위안 안팎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로보택시의 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로보택시의 안전 요원은 요금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직 로보택시 유료 상업운전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로보택시를 선택하는 승객은 하루에 20명 가까이 된다. 한 안전 요원은 “탑승객들 대부분 로보택시의 경험에 동의하기보다는 그저 혜택이나 판촉 쿠폰에 의한 것”이라며 “시운전이 끝나고 정식 요금이 부과되기 시작하면 탑승객은 자연스레 줄어 인터넷 예약 차량보다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예약 플랫폼 택시가 혼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후발주자로서 최근 소규모 영업을 시작한 로보택시 역시 온라인 예약 시장에서 가격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나 포니에이아이 모두 운영 초기에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10% 할인’ 등의 판촉 행사를 열었다.

해당 프로모션이 얼마나 많은 일반 사용자를 유치할지, 또 대규모 상업 운영이 시작되면 무인 택시의 수익성이 얼마나 높아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한 상태다.

[사진 CCTV]

[사진 CCTV]

한편 중국 대도시들은 로보택시 산업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의 대도시는 이미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로보택시 상업 시범 운영이 거의 시작됐다. 물론 안전상의 이유 및 정책 요구 사항에 따라 차량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있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전석을 비워놓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전요원은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이동하며 ‘무인(無人)화’가 한층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뿐만 아니라 우한과 충칭에서도 해당 서비스가 개시되었고, 일부 차량은 안전요원 제도를 아예 없앴다.

지난 8월 중국 교통부가 발표한 《자율주행차 교통안전 서비스 지침(시범)》에 따르면 무인 로보택시는 L5 완전 자율 주행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한 운전자가 있어야 한다. 현재 주류 서비스 제공업체 중 ‘오토X’의 자율주행 택시만이 L5 수준의 완전 무인택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바이두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

[사진 바이두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

그러나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여전히 많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IT스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스마트카의 자율주행 수준 파악은 대부분 자동차 회사가 스스로 하고 있다”며 “국가에서 기준을 정했지만, 채점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여러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 주행 장면이 일상이 되었지만 정말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또 로보택시 규모화를 위한 법과 규제, 지역 정책, 사회적 책임 윤리 등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 완전 무인 로보택시가 언제쯤 주행 가능할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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