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빈·유해진 콤비 5년 만의 ‘공조’…전작 뛰어넘을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림철령(현빈).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림철령(현빈).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아는 맛’ 그대로 만들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을 고스란히 다시 캐스팅했고, 몇 명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지만, 스토리의 큰 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5년 전 인기를 끌었던 ‘아는 맛’이 이번에도 통할까.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잭(다니엘 헤니).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잭(다니엘 헤니).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7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은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해 781만 관객을 모은 코믹액션극 ‘공조’를 잇는 5년 만의 후속편이다. ‘멋있는’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실수투성이지만 인간적인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가 사상 처음 남북한 공조 수사를 벌인다는 영화의 설정은 다소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마음을 비우고 볼 수 있는 연휴용 오락영화로서 대중의 무난한 사랑을 받았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강진태(유해진).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강진태(유해진).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재개봉작과 외화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올 추석 유일한 개봉 영화인 ‘공조2’는 전작의 주요 설정과 구도를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다. 전작에서 서로 의심하면서도 끝내 협력해 범죄자를 소탕했던 철령과 진태는 더 끈끈해진 우애를 자랑한다. 진태가 어린이를 구하려다 범인을 놓치는 장면이나, 두 형사가 재회해 첫 만남 때처럼 ‘공조 수칙’을 언급하는 장면 등에서는 전편과의 연속성을 대놓고 노렸다. 심지어 두 사람이 공항에서 만나 먹으러 가는 점심 메뉴도 같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장명준(진선규).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장명준(진선규).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물론 달라진 점도 있다. 1편이 철령과 진태, 두 사람만의 공조 얘기였다면, 이번엔 미 연방수사국(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남·북·미 삼각 공조를 펼친다. 남한이 무대였던 전편의 범죄자 차기성(김주혁)과 달리, 새로 투입된 빌런 장명준(진선규)은 미국까지 쑤시고 다니는 글로벌 범죄조직 리더다. 스케일이 커졌다. 전편에서 철령을 흠모하는 모습을 선보여 소소한 웃음을 줬던 진태의 처제 박민영(임윤아)은 분량이 대폭 늘었다. 철령과 잭, 두 미남 형사와 삼각관계에 빠지기도 하고,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박민영(임윤아).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의 주인공들. 박민영(임윤아). 전편이 남북한 형사 콤비(진태·철령)의 공조를 그렸다면, 2편에선 FBI 요원 잭이 합류했다. [사진 CJ ENM]

기존 주인공들에 더해 새로 추가된 인물들이 빚어내는 웃음 포인트가 이 영화를 ‘명절에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다. 1편에 이어 여전히 짠내 나는 진태가 주로 유머를 담당하지만, 민영을 두고 철령과 잭이 펼치는 은근한 신경전도 적지 않은 웃음을 준다. 포복절도 수준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은 아니어도 이따금 피식하게 되는 정도의 재미는 확실하다.

지난달 1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공조2: 인터내셔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들. [뉴스1]

지난달 1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공조2: 인터내셔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들. [뉴스1]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댄싱퀸’ 등 유머가 깔린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이석훈 감독은 지난달 30일 언론간담회에서 “(1편에 비해) 내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부분은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1편에서는 철령의 캐릭터가 복수심에 불타는 캐릭터였다면, 2편에서는 그가 좀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코미디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그런 점이 명절에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석훈 감독

이석훈 감독

자동차 추격 씬, 와이어 액션 등 도시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장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건물 벽면에서부터 옥상까지 이어지는 철령과 명준의 액션씬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후반부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철령을 연기한 배우 현빈은 “해당 액션 분량만 열흘 넘게 촬영한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위험한 순간이 많았는데, 서로 의지하면서 무사히 촬영해서 다행이다. 무술팀이 정말 고생 많았다”고 액션 장면 촬영 소회를 밝혔다. 진지한 액션 외에도 1편에서 젖은 두루마리 휴지심 액션을 대체하는 파리채 액션 등 코믹한 생활밀착형 액션 장면도 챙겨 넣었다.

다만 ‘명절 연휴용 팝콘 무비’라는 ‘공조2’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 역설적으로 단점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탄탄한 서사나 개연성은 젖혀두고, 코미디와 액션만 적당히 버무려 재미를 주려는 전략은 명절을 겨냥한 영화로선 안전한 선택이겠지만, 비슷한 영화를 숱하게 봐온 관객이라면 ‘아는 맛’의 재미보다는 기시감만 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된 인물 등 1편과 비교해 몇 가지 차별점이 생겼지만, 주인공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다 결국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큰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은 자칫 ‘뻔하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콤비’에서 ‘삼각편대’로 확대된 인물 구도 또한 비주얼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빼면 이야기 측면에서 이렇다 할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최근 여름 ‘빅4’ 영화들의 부진에서 보듯, 관객 안목이 한층 까다로워진 점은 영화의 흥행 여부에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5년 전보다 OTT 이용이 늘었고, 영화 표 가격도 오른 상황에서 1편의 검증된 흥행 요소를 그대로 따른 영화가 다시 한번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허 평론가는 “‘공조’는 기본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도리어 그런 포인트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웃게 해준다는 게 확실한 정체성인 영화”라며 “추석 연휴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