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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역 쓰레기소각장, 상암동에 짓는다…마포구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부지를 발표한 31일 서울 마포자원회수시설 옆 신규 부지 모습. [뉴스1]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부지를 발표한 31일 서울 마포자원회수시설 옆 신규 부지 모습. [뉴스1]

서울 자치구 간 갈등을 빚게 했던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후보지가 서울 마포구로 결정됐다.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31일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광역자원회수시설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서울시가 소각장 후보지로 선정한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은 현재 종로구·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등 5개 구에서 발생한 생활 쓰레기를 하루 750t까지 처리하고 있다. 이를 지하화·현대화해서 현재 매립하고 있는 서울 시내 모든 매립 쓰레기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고석영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시설 추진반장은 “신설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처리 용량은 하루 1000t 규모”라며 “다만 어떤 구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소각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입지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상암동 후보지는 모든 입지 선정 평가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소각장 영향권역(반경 300m) 이내에 주택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이미 폐기물 처리시설로 지정돼 운용 중이다. 따라서 실제로 이곳에 광역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서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후보지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울 쓰레기소각장, 기존 상암부지 지하에 건설

서울 쓰레기소각장, 기존 상암부지 지하에 건설

개인 땅을 사들이는 등 토지 취득을 위한 비용·절차도 불필요하다. 후보지 일대 2만1000㎡(6350평) 부지는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어서다. 이밖에 여기서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경제적 조건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곳을 인근 공원과 어울리는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후보지 인근에는 한강은 물론 하늘·노을·난지천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개발한 사례가 있다. 소각시설에 스키장·암벽장을 설치한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이나,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한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이 대표적이다.

또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상암동 주민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을 설립한다. 별도로 연간 100억원 기금을 조성해 지역 발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입지 후보지 선정결과를 공고한 뒤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주민 반대가 없으면 오는 2026년까지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설립한다는 목표다.

마포구는 이날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어떤 경로로든 시청에서 사전에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마포구와 잘 협의하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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