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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페르시아만서 美 무인함정 포획 시도…미 해군이 저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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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중동 지역에서 작전 중인 미군의 무인수상정(USV)을 포획하려고 했다가 미 해군이 이를 저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군은 이란의 행동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자산을 훔치려는 노골적이고 부당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 5함대는 29일 페르시아만에서 IRGC의 샤히드 바자르 지원함이 미군의 세일드론 익스플로러(Saildrone Explorer) 무인수상정을 나포 목적으로 예인하는 것을 포착해 이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IRGC가 무인수상정에 예인선을 연결하자 5함대는 직접 교신을 통해 반환을 요구했다. 이후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연안초계함 선더볼트를 현장으로 급파하고 바레인 기지에서도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출격시켰다. 미 해군의 즉각적인 대응에 IRGC는 무인수상정과 연결된 예인선을 풀고, 4시간 뒤 현장을 떠났다. 이후 양측 간 마찰은 없었다고 미 해군은 전했다.

미 해군이 30일 공개한 사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함 샤히드 바자르가 페르시아만에서 미군의 세일드론 익스플로러 무인수상정을 끌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해군이 30일 공개한 사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함 샤히드 바자르가 페르시아만에서 미군의 세일드론 익스플로러 무인수상정을 끌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이번 사건은 이란이 중동에서 지속적으로 불안정하고 불법적이며, 전문적이지 않은 활동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미 관리들은 이란 해군에 대해 "불안전하고 전문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미 중부사령부 관계자들은 올여름 초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미국 선박 2척과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항해했으며, "위험할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고 전했다.

브래드 쿠퍼 미 해군 중부사령부(NAVCENT) 사령관은 "IRGC의 행동은 노골적이고, 전문적인 해군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해군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지역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촉진하는 동시에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비행·항해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IRGC의 무인정 탈취 시도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 협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일어났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이란이 IRGC에 대한 미국의 테러단체 지정 해제 등 핵심 요구사항을 철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 같은날 미군은 시리아 동부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를 타깃으로 공습에 나서기도 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공습이 이란의 지지를 받는 단체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서 지난 15일 미국을 겨냥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 5함대에 따르면 세일드론 익스플로러는 항해와 정보 수집에 필요한 센서·레이더·카메라를 장착한 무인수상정이다. 5함대는 지난해 11월부터 무인함정을 훈련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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