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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 그대로 만든 ‘공조2’…유일한 추석 대작 수혜 누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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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공조 수사를 그린 '공조'(2017)를 5년 만에 잇는 후속편이다. 1편이 남북 간 공조였다면, 2편에선 미국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삼각 공조로 스케일이 확대됐다. 사진 CJ ENM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공조 수사를 그린 '공조'(2017)를 5년 만에 잇는 후속편이다. 1편이 남북 간 공조였다면, 2편에선 미국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삼각 공조로 스케일이 확대됐다. 사진 CJ ENM

‘아는 맛’ 그대로 만들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을 고스란히 다시 캐스팅했고, 몇 명의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지만 스토리의 큰 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년 전 인기를 끈 ‘아는 맛’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은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해 781만 명의 관객을 모은 코믹액션극 ‘공조’를 5년 만에 잇는 후속편이다. ‘멋있는’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실수투성이지만 인간적인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가 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 수사를 벌인다는 ‘공조’의 설정은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마음 비우고 볼 수 있는 연휴용 오락영화로 무난히 대중의 사랑을 받았었다.

배우 유해진과 현빈은 '공조'(2017)에 이어 '공조2: 인터내셔날'에도 그대로 출연해 전편에 비해 끈끈해진 브로맨스를 그렸다. 사진 CJ ENM

배우 유해진과 현빈은 '공조'(2017)에 이어 '공조2: 인터내셔날'에도 그대로 출연해 전편에 비해 끈끈해진 브로맨스를 그렸다. 사진 CJ ENM

재개봉작·외화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올 추석 유일한 개봉 영화인 ‘공조2’는 전작의 주요 설정과 구도를 거의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다. 전작에서 서로 의심하면서도 끝내 협력해 범죄자 소탕에 성공했던 철령과 진태는 더 끈끈해진 우애를 자랑한다. 진태가 어린이를 구하려다 범인을 놓치는 장면이나, 두 형사가 재회해 첫 만남 때처럼 ‘공조 수칙’을 언급하는 장면 등은 전편과의 연속성을 대놓고 노린 장면들이다. 심지어 두 사람이 공항에서 바로 먹으러 가는 점심 메뉴도 동일하다.

'공조2: 인터내셔날' 포스터.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 포스터. 사진 CJ ENM

9월 7일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은 올해 추석 기간에 새로 개봉하는 유일한 대작이다. 사진 CJ ENM

9월 7일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은 올해 추석 기간에 새로 개봉하는 유일한 대작이다. 사진 CJ ENM

물론 차이점도 있다. 1편이 철령과 진태, 두 사람만의 공조를 그렸다면, 이번엔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남·북·미 삼각 공조를 벌인다. 남한만을 무대로 했던 전편의 범죄자 차기성(김주혁)과 달리, 새로 투입된 빌런 장명준(진선규)은 미국까지 쑤시고 다니는 글로벌 범죄조직 리더로 스케일이 커졌다. 철령을 흠모하는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줬던 진태의 처제 박민영(임윤아)은 분량이 대폭 늘어 철령과 잭, 두 미남 형사와 삼각관계에 빠지고,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기존 주인공들에 더해 새로 추가된 인물들이 빚어내는 웃음 포인트는 이 영화를 ‘가족끼리 명절에 보기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다. 1편에 이어 여전히 짠내 나는 진태가 주로 유머를 담당하지만, 민영을 두고 철령과 잭이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그에 못지않게 웃음을 준다. 포복절도 수준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은 아니어도 이따금 피식하게 되는 정도의 재미는 확실하다.

1편에서 '감초' 조연에 그쳤던 박민영(임윤아)은 2편에서 분량이 크게 늘어 철령(현빈)과 잭(다니엘 헤니) 과의 삼각 러브라인으로 웃음을 주고, 수사 과정에서도 활약한다. 사진 CJ ENM

1편에서 '감초' 조연에 그쳤던 박민영(임윤아)은 2편에서 분량이 크게 늘어 철령(현빈)과 잭(다니엘 헤니) 과의 삼각 러브라인으로 웃음을 주고, 수사 과정에서도 활약한다. 사진 CJ ENM

다니엘 헤니가 연기한 FBI 소속 잭은 5년 전 '공조'와 달리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추가된 캐릭터로, 특유의 능글거리는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사진 CJ ENM

다니엘 헤니가 연기한 FBI 소속 잭은 5년 전 '공조'와 달리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추가된 캐릭터로, 특유의 능글거리는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사진 CJ ENM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댄싱퀸’ 등 유머가 깔린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이석훈 감독은 30일 언론간담회에서 “(1편에 비해) 내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부분은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1편에서는 철령의 캐릭터가 복수심에 불타는 캐릭터였다면, 2편에서는 그가 좀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코미디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그런 점이 명절에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동차 추격 씬, 와이어 액션 등 도시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장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건물 벽면에서부터 옥상까지 이어지는 철령과 장명준의 액션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후반부에 긴장감을 바짝 부여한다. 철령을 연기한 배우 현빈은 “해당 액션 분량만 열흘 넘게 촬영한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서로 의지하면서 무사히 촬영해서 다행이다. 무술팀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액션 장면 촬영 소회를 밝혔다. 진지한 액션 외에도 1편에서 젖은 휴지심을 활용했던 것을 대체하는 파리채 액션 등 코믹한 ‘생활밀착형’ 액션 장면도 챙겨 넣었다.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는 배우 진선규가 새로운 빌런 장명준을 연기했다. 사진 CJ ENM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는 배우 진선규가 새로운 빌런 장명준을 연기했다. 사진 CJ ENM

다만 ‘연휴용 팝콘무비’라는 ‘공조2’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은 곧 단점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탄탄한 서사나 개연성은 제쳐두고 코미디와 액션만 적당히 버무려 재미를 주려는 전략은 명절을 겨냥한 영화로는 안전한 선택이었겠지만, 비슷한 영화를 숱하게 봐온 관객들이라면 ‘아는 맛’의 재미보단 기시감만 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된 인물 등 1편에 비해 몇 가지 차별점이 생겼지만, 주인공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다 결국 힘을 합치는 큰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더욱 ‘뻔하다’는 인상을 남긴다. ‘콤비’에서 ‘삼각편대’로 확대된 인물 구도 또한 비주얼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 외에 이야기 측면에서 뚜렷한 매력을 불어넣진 못한다.

특히 최근 여름 ‘빅4’ 영화들의 부진에서 보듯 관객들의 안목이 한층 까다로워진 점은 영화의 흥행 여부에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5년 전에 비해 OTT 이용이 늘고 영화 표 가격도 비싸진 상황에서 1편의 검증된 흥행 요소를 그대로 따른 영화가 또 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허 평론가는 “‘공조’는 기본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도리어 그런 포인트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게 확실한 정체성인 영화”라며 “별다른 추석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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