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요일 밤마다 광안리 조명 드론쇼"...지역 경제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7일 지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방문객들이 광안리M드론라이트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수영구

지난 27일 지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방문객들이 광안리M드론라이트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수영구

지난 27일 오후 8시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드론 500대가 밤바다 위로 날아오르자 백사장에 몰려선 인파 사이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들 드론에는 형형색색 빛깔을 쏠 수 있는 조명 장비가 탑재됐다. 정교하게 위치를 옮겨 빛을 쏘아낼 때마다 드론은 사자·게·사수·용 등 광안대교를 배경 삼아 빛나는 별자리로 모습을 바꿨다. 사수가 시위에 활을 먹이거나, 게가 집게발을 흔드는 모습도 구현됐다.

구경꾼들은 인증샷을 찍느라 분주했다. 전남 나주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광안리를 찾은 위모(37)씨는 “지인 SNS를 통해 광안리 드론쇼를 알게 돼 휴가 일정을 부산으로 잡았다. 낮엔 파도가 세지 않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고, 밤이 돼 이런 공연까지 볼 수 있어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날 드론쇼를 전후로 SNS 해시태그 ‘광안리 드론쇼’를 검색했더니 5000건 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반짝 축제’ 대신 상설 공연 필요하다 여겼죠”

이 드론쇼의 명칭은 ‘광안리 M(Marvelous) 드론라이트쇼’로, 수영구가 운영하는 무료 상설 공연이다. 해수욕장을 낀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 5곳은 여름철 해수욕장 개장 기간 이외에도 바다를 매개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계절 해수욕장’ 구현을 늘 고민한다. 해운대구의 해변모래축제, 서구의 송도 고등어축제 등도 이런 시도의 일환이다.

 지난 2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리M드론라이트쇼에서 구현된 게. 사진 수영구

지난 2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리M드론라이트쇼에서 구현된 게. 사진 수영구

수영구는 축제 대신 지역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전국 첫 상설 공연 마련에 집중했다. 축제를 오랜 기간 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난해 2월 설 연휴 기간 드론 300대를 띄워 시범 공연을 진행했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고 한다. 본래 지난해 7월부터 상설공연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을 살피다 지난 4월 시작했다. 쇼는 무료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와 10시(동절기 10~2월은 오후 7시·9시) 두 차례 진행되며, 공연 시간은 매회 10분가량이다. 비가 오면 진행하지 않는다. 지난 4월 첫 공연 때는 드론 500대가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 국기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매주 ‘오징어게임’ ‘별자리’ ‘놀이공원’ 등 공연 주제가 바뀌고 500~1000대의 드론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지난 2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리M드론라이트쇼에서 구현된 사자. 사진 수영구

지난 2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리M드론라이트쇼에서 구현된 사자. 사진 수영구

매 주말 드론쇼, 지역 상권에 통했다

공연 자체는 무료로 진행되지만, 인파가 몰리며 지역 상권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실제 광안리 해변 일대 상권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부산시와 수영구가 드론쇼 상설화 이후 4, 5월 2달간 해변 인접 3개 동(민락·남천2·광안2동)에서 BC카드 매출액과 방문객 숫자를 살폈더니 4월 매출액은 11억4979만원(방문객 84만6457명), 5월 13억2993만원(106만220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월(8억4067만원·77만3889명), 5월(10억2641만원·89만5823명)보다 높은 수치다. 광안리 해변과 맞닿은 맥줏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특히 드론쇼가 있는 토요일 공연 전후로 손님이 몰린다. 창가와 인접한 자리는 일찌감치 예약이 들어찬다”고 했다.

수영구가 진행하는 광안리M드론라이트쇼 이벤트. 사진 수영구

수영구가 진행하는 광안리M드론라이트쇼 이벤트. 사진 수영구

해수욕장 성수기인 7~8월에도 드론쇼를 보기 위해 광안리해수욕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수영구 집계를 보면 7~8월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 방문객 28만3122명 가운데 18만1682명(64.2%)은 해변에 30분 이상 머물렀다. 수영구는 체류 시간으로 미뤄 이들이 드론쇼 관람을 위해 방문한 이들이라고 추산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드론쇼 도중 프로포즈를 하거나, 공모를 통해 방문객이 원하는 문구와 그림을 드론으로 구현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인데 반응이 좋다”며 “드론쇼 진행 업체 측과 계약은 올해 말까지이지만, 시민과 방문객 반응을 살펴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