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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붕괴시킬만큼 세졌다…韓, 역대급 태풍 '힌남노' 공포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천리안 2A호 위성이 포착한 태풍 힌남노. 사진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이 포착한 태풍 힌남노. 사진 기상청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31일 태풍 분류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초강력(super strong)' 태풍으로 성장했다. 힌남노는 다음 달 2일쯤에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반도를 향해 이동하고 5일에는 제주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HINNAMNOR)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라오스의 국립보호구역의 이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발생한 태풍 힌남노는 31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의 속도로 서남서진하고 있다.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중심기압 91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55m/s의 초강력 태풍으로 성장했다. 강풍 반경도 250㎞에 이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초강력 태풍은 태풍의 강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최대풍속이 54m/s를 넘는 태풍을 말한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 건물이 붕괴할 정도로 매우 강력한 위력을 지닌다.

세력 더 키울 듯…역대급 태풍 될 수도

천리안 2A호 위성이 포착한 태풍 힌남노. 남쪽의 제23호 열대저압부(TD) 세력을 흡수하면서 세력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이 포착한 태풍 힌남노. 남쪽의 제23호 열대저압부(TD) 세력을 흡수하면서 세력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으로 관측한 힌남노의 모습을 보면 거대한 소용돌이 구름 한가운데에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태풍은 30도를 웃도는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수증기를 계속 공급받는 데다가, 태풍의 남쪽에 있는 제23호 열대저압부까지 흡수하면서 최대풍속이 초속 56m로 증가하는 등 세력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00년대 이후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중에서 초강력 태풍은 총 8개다. 2014년 10월에 발생한 제19호 태풍 ‘봉퐁(VONGFONG)’이 최대풍속 59m/s로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8개 중 5개가 9~10월에 발생했을 정도로 가을 태풍의 위력이 셌다. 힌남노가 만약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면 역대급 태풍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5일 제주 태풍 영향권…“경로·강도 변동성 커”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 이동경로.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 이동경로.

문제는 앞으로의 태풍 경로다. 힌남노는 남서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음 달 1~2일 사이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속도가 느려지면서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일쯤에 북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에 한반도를 향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3시에는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37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오면서 제주도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북쪽으로 고개를 돌린 이후 태풍의 정확한 경로를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한반도 서쪽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의 강도에 따라 태풍의 경로가 중국 쪽으로 서진할 수도 있고, 더 북상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 또는 일본을 관통할 가능성도 있다. 힌남노가 국내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태풍의 위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힌남노의 위력 자체가 워낙 강하다 보니 태풍 스스로가 만든 해류 흐름에 따라 중심부의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강도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5일 오전이 되면 태풍의 최대풍속은 초속 50m까지 다소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매우 강’ 수준으로 올해 발생한 것 중에서는 가장 강한 수준이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주변에 열대요란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강도가 강해지겠지만,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는 태풍이 만든 해류에 의해 해수면 온도가 낮아져 강도가 제한되는 등 태풍 스스로가 만든 불확실성에 놓였다”며 “태풍의 이동 경로와 국내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태풍이 북상하는 2일 이후에 변동성이 작아지면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태풍에 동반된 흐름에 따라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부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1일 오후부터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1일 오후부터 2일까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 해안 역시 1일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2일까지 30~80㎜의 강수량을 기록하겠고, 강원 영동 중·남부와 나머지 남부 지방에도 5~40㎜ 비가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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