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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소각장 상암동 선정…마포는 "전면 백지화 촉구"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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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한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 [사진 서울시청]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한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 [사진 서울시청]

서울 자치구간 갈등을 빚게 했던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후보지가 서울 마포구로 결정됐다.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31일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자원회수시설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서울시가 소각장 후보지로 선정한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은 현재 종로구·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등 5개 구에서 발생한 생활 쓰레기를 하루 750t까지 처리하고 있다. 이를 지하화·현대화해서, 현재 매립하고 있는 서울 시내 모든 매립 쓰레기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고석영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시설 추진반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신설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처리 용량은 하루 1000t 규모”라며 “다만 어떤 구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소각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최종 후보지 선정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항공사진. [사진 서울시청]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항공사진. [사진 서울시청]

입지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상암동 후보지는 모든 입지 선정 평가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소각장 영향권역(반경 300m)이내에 주택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금까지 후보지로 알려진 특정 자치구 주민이 극심하게 반발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지난 7월 19일 “소각장이 강동구에 들어서면 삭발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이미 폐기물 처리시설로 지정돼 운용 중이다. 따라서 실제로 이곳에 광역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서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후보지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개인 땅을 사들이는 등 토지 취득을 위한 비용·절차도 불필요하다. 후보지 일대 2만1000㎡(6350평) 부지는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어서다. 이밖에 여기서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경제적 조건도 우수했다.

덴마크처럼 명소로 조성…쓰레기 대란 피할까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사진 서울시청]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사진 서울시청]

서울시는 이곳을 인근 공원과 어울리는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후보지 인근에는 한강은 물론 하늘·노을·난지천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개발한 사례가 있다. 소각시설에 스키장·암벽장을 설치한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이나,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한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이 대표적이다.

또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상암동 주민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을 설립한다. 별도로 연간 100억원 기금을 조성해 지역 발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입지 후보지 선정결과를 공고한 뒤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주민 반대가 없으면 오는 2026년까지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설립한다는 목표다.

스키장과 암벽장을 설치한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사진 서울시청]

스키장과 암벽장을 설치한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사진 서울시청]

예정대로 소각장이 마포에 들어서면 서울시는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종량제 폐기물을 선별·소각하지 않고 매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공포하면서 서울시는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을 묻는 대신 선별해 재활용하거나 소각장에서 처리해야 한다.

서울시는 주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소각성 설립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역자원회수시설은 서울시민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며 “후보지 인근 주민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마포구 관계자는 “어떤 경로로든 시청에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31일 중으로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반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따 마포로 직접 가서 마포구와 잘 협의하면서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래 후손을 위해서 (광역자원회수시설 설립이) 꼭 필요하다는 걸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하루 전인 30일 저녁 기존 신규 쓰레기 소각장 기사를 자신의 공식블로그 내 ‘강수뉴스’ 웹페이지에 링크했다. 쓰레기 소각장 입지 선정을 앞두고 25개 서울시내 자치구가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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