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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에 1000km 주행” 중국 CATL, 수퍼 배터리 개발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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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배터리 업체가 1회 충전으로 1000㎞ 주행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북미에서 만든 배터리와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미국의 견제에도 가격과 성능을 앞세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중국일보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회 충전으로 1000㎞ 주행이 가능한 닝더스다이(CATL)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가 내년 1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리(吉利)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지커(Zeekr)를 통해서다. 지커는 전기차 생산만을 위해 지난해 3월 설립된 독립 법인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CATL 배터리가 들어갈 1000㎞ 주행 가능 모델은 지커009이다. 테슬라가 주력으로 하는 4680(지름 46㎜, 길이 80㎜) 원통형 제품과 동일한 규격과 소재임에도 에너지 밀도를 13% 높여 더 많이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커가 예정대로 내년 초 출시된다면 현재까지 최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록한 미국의 루시드에어(837㎞)를 넘어서게 된다. 루시드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간다.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신에너지차대회(WNCVC)에서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10~20% 높은 재료를 개발 중”이라며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700㎞ 이상 주행하는 전기차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95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2003년부터 자동차를 생산 중인 중국 비야디(BYD)는 자체 생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호평받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허쉰은 지난 7월 LFP 배터리 시장에서 비야디가 CATL를 누르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주행 거리보다 충전 시간과 같은 효율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가 10분 이내에 전기차 배터리의 90%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배터리를 많이 넣으면 1000㎞ 주행하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며 “얼마나 가벼운 차량으로, 밀도 있는 배터리를 넣었는지는 차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술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소재·셀 개발과 부품  등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K-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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