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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이따 해줄게요"…이재용 첫 방문에 들썩인 삼성SDS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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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회장님 사인해주세요.”(삼성SDS 직원)

“이따가 나오면서 해줄게요.”(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에 있는 삼성SDS 사옥을 찾았다. 지난 광복절 복권 후 네 번째 현장 경영으로, 그가 삼성SDS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의 등장은 ‘재드래곤’이란 별명처럼 아이돌 가수의 팬 미팅을 방불케 했다. 그가 들어서자 마중 나왔던 200여 명의 직원은 “대박” “멋있다” 등의 말을 건네며 박수와 환호성을 터뜨렸고,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두 여직원이 이 부회장의 사진이 담긴 종이를 내밀며 사인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잠시 멈춰서 “나중에”라고 답했다. 이번에도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가마솥 황태 곰탕을 먹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삼성SDS를 방문한 건 최근 산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디지털 전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그룹 내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최근 DX 바람을 타고 클라우드·인공지능(AI)·블록체인·정보보안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특히 기업용 클라우드, 전사적 자원관리(ERP), 제조실행 시스템(MES) 서비스 등에서 국내 선두권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인 ‘첼로 스퀘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 삼성SDS 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 삼성SDS 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황성우 삼성SDS 사장으로부터 디지털 트윈(가상 시뮬레이션) 및 메타버스 시장 동향, 글로벌 IT 서비스 및 인재 채용 현황 등을 보고받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또 물류 분야에서 삼성SDS와 협력하는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장(사장)과 미래 사업 현황도 점검했다고 한다. IT·소프트웨어(SW)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주요 현안을 챙기고, 임직원과 소통하며 경영전략 구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 삼성’ 도약을 제시해온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등을 찾으며 현장 경영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직원들과 소통하며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에 몰두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워킹맘’ 직원 10명을 만나 일·가정 양립의 고충을 듣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직장·가정 생활의 변화, 워킹맘의 고민 등에 대해 대화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2020년 8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에서도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당시엔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며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지난 24일 삼성엔지니어링 GEC를 찾았을 땐 사내 어린이집을 찾아 직원들의 자녀와 보육교사 등을 만나 직접 애로사항을 챙겼고, 이틀 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 때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격의 없는 소통을 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 삼성SDS 캠퍼스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 삼성SDS 캠퍼스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0일 삼성SDS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고 '가마솥황태곰탕'을 골라 함께 점심식사도 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0일 삼성SDS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고 '가마솥황태곰탕'을 골라 함께 점심식사도 했다. 사진 삼성전자

추석 연휴 중 해외 사업장 방문 가능성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다음 현장 방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다음 달 2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 출석 뒤 휴정 기간(9월 9∼12일)을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둘러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북미(11월)·중동(12월)을, 올해 유럽(6월)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의 다음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나 남미·미국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 스마트폰·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고, 남미 국가 중 멕시코·브라질에 스마트폰·TV 생산 기지를 갖고 있다. 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원)를 들여 짓고 있는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 행사도 앞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오너 경영인으로의 리더십을 쌓아가고 있다.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셀카도 찍는 등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신뢰를 쌓고 부드러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경영 기조에 따라 조만간 해외 사업장에서도 임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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