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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순수하고 착한 이야기의 가치, 요즘 같은 시대에도 통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큼직한 눈동자에 삐죽한 부리, 통통하게 튀어나온 배가 귀여운 꿩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의 주인공, 엄마 까투리와 마지‧두리‧세찌‧꽁지 꺼병이 사 남매가 그 주인공이죠. 『강아지똥』 『몽실 언니』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1937∼2007) 작가의 유작인 『엄마 까투리』가 원작인데요. 2011년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TV 시리즈, 뮤지컬, 인형, 유아용품 등 다양한 콘텐트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키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요. 특히 시리즈의 시작점인 단편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는 경북 안동시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했고, 화재가 발생한 산에서 엄마 까투리가 꺼병이들을 자신의 품속에서 지켜낸다는 내용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길훈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길훈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엄마 까투리’는 2016년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4까지 인기리에 방영되었습니다. 2017년 지역 콘텐트로서는 최초로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고, ‘2020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SICAF 어워드에서 감독상을 받았죠.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국어1-2(나)에 수록되기도 했어요.

TV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는 2017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TV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는 2017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시리즈의 성공에는 풍부한 감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정길훈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광고·뮤직비디오·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 감독은 2000년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용 장편 CGI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을 기획하면서 애니메이션 세계에 발을 디뎠고, 월트 디즈니의 ‘히글리 타운 히어로즈’, 넬바나와의 공동제작 작품인 ‘지스쿼드’와 같은 유명 작품에 CG 슈퍼바이저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2008년 퍼니플럭스를 설립 후 ‘시계마을 티키톡’ 시즌 1~2, ‘출동 슈퍼윙스’ 시즌 1~6, ‘엄마 까투리’ 시즌 1~4 등을 감독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엔 ‘엄마 까투리’ 시리즈의 극장판 개봉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마포구에 있는 퍼니플럭스에서 정길훈 감독을 만나 ‘엄마 까투리’ 시리즈와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습니다.

권정생 작가의 『엄마 까투리』

권정생 작가의 『엄마 까투리』

광재 2011년 작품 ‘엄마 까투리’와 이번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2011년 작품은 『엄마 까투리』 동화책을 가지고 만들었어요. 엄마가 자기 몸을 희생하면서 아이들을 지킨다는 내용이죠. 30분짜리 단편인데 반응이 좋아서 극장 상영도 하고 ‘엄마 까투리’ TV 시리즈를 기획해서 만들게 됐어요. 원래 슬픈 내용인데 TV 시리즈에서는 엄마 까투리랑 새끼들이 재밌게 노는 이야기를 하죠. TV 시리즈도 운이 좋게 인기가 많아져 극장판으로 만들게 됐어요. 극장판은 TV 시리즈를 기반으로 해서 너무 슬프지 않은 가족 간의 유대, 엄마의 사랑과 아이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죠. 숲속에 엄마 까투리랑 아이들이 살고 있었는데 아파트 개발로 인해 도시로 내려오게 되면서 집을 찾아가려고 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정길훈 감독이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 시리즈의 원작인 권정생 작가의 『엄마 까투리』를 보여주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길훈 감독이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 시리즈의 원작인 권정생 작가의 『엄마 까투리』를 보여주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광재 여러 캐릭터나 원작 중에 『엄마 까투리』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 단편을 만들 때 사실 『엄마 까투리』를 잘은 몰랐어요. 권정생 작가님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때 출간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한번 만들어보겠냐는 의뢰가 있었어요. 내용을 읽어보니까 너무 좋은 거죠. 저도 여러분 또래 아이를 키우는데 요즘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이 많거든요. 이거는 조금 더 순수한 이야기고 요즘 보기 힘든 애니메이션 같아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해원 배경이나 참고한 지명이 있나요.
권정생 작가님 고향인 안동을 참고했어요. 근데 안동도 지금은 개발이 많이 되어서 약간 옛날 느낌을 주려고 기차역도 옛날 기차역을 참고해 표현했고 도시도 읍내 정도의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꿩 같은 걸 되게 많이 봤는데 지금은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단편 애니메이션 만들 때는 디자인에 참고하기 위해 꿩 사육장에 갔었어요. 꿩 새끼는 볼 일이 거의 없었는데 병아리랑 비슷하며 다리가 좀 더 길고 말랐더라고요. 몰려다니며 뛰는 모습 이런 건 비슷했죠. 그리고 까투리 아빠는 어디 갔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거든요.

이번 극장판은 아파트 개발로 숲을 떠나 위험천만한 대도시로 가게 된 엄마 까투리와 꺼병이 4남매의 여정을 그렸다.

이번 극장판은 아파트 개발로 숲을 떠나 위험천만한 대도시로 가게 된 엄마 까투리와 꺼병이 4남매의 여정을 그렸다.

해원 저희 엄마도 그랬어요. 왜 엄마만 고생 시키냐고.

맞아요. 엄마들이 공감을 많이 해요. 독박 육아 한다고요. 그런데 꿩의 생태를 보면 보통 엄마 까투리가 새끼들을 키우더라고요.
광재 이번 극장판에서 본인이 봐도 뿌듯한 점이나 관람 포인트가 궁금해요.
처음 이 작품 기획할 때 아무도 성공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착한 이야기 갖고 무슨 돈을 벌 수 있겠냐는 얘기가 많았죠. 회사를 운영하려면 이걸로 어느 정도 흥행을 해야 다음 시즌을 만들고 또 극장판도 만들고 하는데 아무 반응이 없고 수익을 못 얻으면 그걸로 끝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소프트한 작품이고 정서적인 작품인데 수많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살아남고 또 계속 생명력을 유지해가고 있다는 것, ‘엄마 까투리’의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분이 많다는 게 제일 좋고 뿌듯해요. 사실 단편을 만들었을 때는 경험도 적고 자원도 적으니까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고 똑같이 엄마와 아기들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을 통해서 환경이 훼손되는 문제라든가 부동산 문제 등 집이라는 게 도대체 뭔데 사람들이 이렇게 욕심을 낼까 그런 것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서 나오는데, 부모님들도 흥미롭게 보며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의 정길훈 감독.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의 정길훈 감독.

해원 애니메이션 감독과 일반 영화감독의 차이점이 있나요.
영화감독은 길에 많이 다니며 현장에서 촬영하는데 애니메이션 감독은 계속 영상 보고 확인하는 게 많다 보니 주로 책상 앞에서 일해요. 또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투자를 받으면 스태프를 모집하고 배우를 섭외하죠. 그럼 본격적인 촬영 전에는 그냥 몇 명 프로듀서와 프리랜서처럼 일하는데,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림을 그리고 편집하고 사전작업이 오래 걸리다 보니 여러 사람이 같이 오래 일을 해야 해서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려면 회사가 필요해요. 그러면 경영도 해야 하죠. 저희도 애니메이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캐릭터 상품도 팔고 뮤지컬도 만들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해요. 애니메이션이 흥행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기분 좋은 일인데 그 와중에도 계속 경영해 나가야 하니까 충분히 좋아할 틈이 없어요. 다음 작업을 미리 하고, 여유가 없는 거죠.

광재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요.
애니메이션이나 창작 작업은 어떤 상상력을 갖고 하는 건데 그러려면 어렸을 때는 많이 놀아야 돼요. 자동차·로봇 갖고 놀고 인형 놀이도 많이 하면서 역할놀이나 극을 구성해 보고 그런 것들이 나중에 자연스럽게 창작하는 작업에 밑거름이 되지 공부 열심히 한다고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진 않아요. 오히려 공부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많이 놀아본 친구들이 그걸로 애니메이션 잘 만들죠.

정해원(왼쪽)·최광재 학생기자가 정길훈(오른쪽)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정해원(왼쪽)·최광재 학생기자가 정길훈(오른쪽)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해원 앞으로 감독님과 퍼니플럭스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의 정체성은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렸을 때는 사업할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창작자 활동을 하려다 보니까 회사를 차리게 된 거죠. 그래서 이 회사를 키워서 월트디즈니 같은 회사를 만들겠다, 이런 목표는 안 세워요. 한 작품 만드는 데 2년씩 걸리다 보니 많은 작품을 하기가 어려운데, 여러 작품을 만들어보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 오래 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애니메이션을 보고 굉장히 마음 설레고 기다리며 또 보고 그랬던 기억을 갖고 있거든요. 지금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어린이들한테 어떤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애니메이션, 그 매력에 빠지게 되면 남녀노소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죠. 저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총괄하는 감독님을 만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정말 많이 설렜습니다. ‘엄마 까투리’ 원작은 모성애를 바탕으로 한 슬픈 내용이었지만, 감독님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까투리들의 일상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바꾸셨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밝고 명랑하게 자라길 바라는 감독님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인터뷰 취재는 처음이라 조금 떨렸지만, 감독님께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감독님께서 사인도 해주시고 포스터도 주셔서 기뻤습니다.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그 속에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숨은 노력도 함께 보아야겠어요. 애니메이션 감독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취재였어요.   정해원(서울 중대초 4) 학생기자

정해원(왼쪽)·최광재 학생기자가 정길훈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정해원(왼쪽)·최광재 학생기자가 정길훈 감독을 만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봤다.

이번 취재는 극장판 ‘엄마 까투리’를 연출 하신 정길훈 감독님을 인터뷰하러 퍼니플럭스로 향하였습니다. 정길훈 감독님은 ‘엄마 까투리’ 뿐만 아니라 제가 어릴 때 EBS에서 즐겨 봤던 ‘출동 슈퍼윙스’와 ‘시계마을 티키톡’을 연출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전날 밤부터 설렜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간 감독님 방에는 슈퍼윙스와 엄마 까투리 인형들로 장식되어 있었죠. 인터뷰 중 어릴 때 많이 놀고, 창의력을 키워야 감독님과 같은 애니메이션 감독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해 주셨어요. 즐거운 인터뷰를 마치고 나도 감독님처럼 어린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극장판 엄마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의 모험이 더욱더 기대되고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최광재(경기도 행정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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