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푸홀스 마지막 불꽃…700홈런까지 일곱 걸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소화 중인 푸홀스는 홈런 7개를 추가하면 메이저리그 통산 세 번째로 700홈런 고지에 오른다. 19일 콜로라도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는 푸홀스. [AP=연합뉴스]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소화 중인 푸홀스는 홈런 7개를 추가하면 메이저리그 통산 세 번째로 700홈런 고지에 오른다. 19일 콜로라도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는 푸홀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의 ‘리빙 레전드’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앞에선 세월의 흐름도 비켜간다.

푸홀스는 올 시즌 홈런 14개(28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통산 홈런 수는 693개. MLB 역사를 통틀어 푸홀스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배리 본즈(762개), 행크 에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 뿐이다. 푸홀스가 남은 35경기에서 홈런 7개를 추가하면 역대 네 번째 700홈런 고지에 오른다.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본즈를 제외하면, 역대 세 번째가 된다.

푸홀스는 2001년부터 22년째 MLB 무대를 누빈 베테랑 내야수다. 홈런 뿐 아니라 통산 타점(3위)과 안타(10위)도 정상급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한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현역 마지막 시즌을 뜻 깊게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3월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와 연봉 250만 달러에 1년 계약했다.

푸홀스는 데뷔 시즌부터 11년간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홈런 445개 포함 1329타점을 올렸다. 같은 기간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수상했고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06·11)을 이끌었다.

이후 2012년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5400만 달러(3410억원)에 계약하며 유니폼을 갈아 입었지만,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푸홀스를 잊지 않았다. 이적 후 8년 만인 2019년 6월, 푸홀스가 원정팀 선수로 세인트루이스 홈 구장 부시스타디움에 등장하자 관중석을 가득 채운 홈 팬들이 기립 박수로 돌아온 영웅을 맞이했다. 푸홀스가 현역의 마지막 시즌을 세인트루이스와 함께 하는 건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해서다.

푸홀스는 건재하다. 올 시즌 7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4, OPS(출루율+장타율) 0.868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엔 못 미치지만, 은퇴를 눈앞에 둔 40대 선수의 성적표로는 수준급이다. 이달 성적은 전성기 못지 않다. 월간 타율 0.408, OPS는 1.361(출루율 0.463, 장타율 0.898)에 달한다. 최근 15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지난 23일에는 팀 동료 폴 골드슈미트와 함께 10년 만에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로 뽑혔다. 개인 통산 13번째 수상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야구 인생에 남을 명장면도 남겼다. 베테랑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41)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지난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대타로 나와 만루홈런을 쳤다. 스포츠 기록 전문업체 엘리아스 스포츠는 “40대 타자가 만루홈런을 치고 40대 투수가 7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를 이끈 경기는 MLB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음 날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 올 시즌 세 번째 멀티 홈런(한 경기 2홈런 이상) 경기를 해냈다. 42세 선수가 한 시즌에 3경기 이상 멀티 홈런을 기록한 것 역시 MLB 최초다.

‘통산 700홈런’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은퇴를 한 해만 미루자”며 성화다. 푸홀스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홈런 693개든, 696개든, 700개든 상관 없이 은퇴한다. 22년 전의 내가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홈런을 칠 수 있겠냐’고 물었다면 ‘미쳤다’고 대답했을 거다. 나는 할 만큼 했다”며 활짝 웃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