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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만 장사할거냐"...BTS 오자 "2박 750만원" 역대급 폭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10월 부산 콘서트를 앞두고 부산시와 관계기관이 사전 준비에 진땀을 흘리는 분위기다. 콘서트 당일만 최소 10만 명 이상의 구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통대책을 보다 철저히 세우고 동시에 바가지 숙박업소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해서다. 실제 콘서트장 주변의 한 호텔의 경우 2박 요금이 750만원까지 치솟았다.

오는 10월 15일 개최될 BTS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포스터. 사진 빅히트뮤직

오는 10월 15일 개최될 BTS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포스터. 사진 빅히트뮤직

옛 한국유리 공장 특설무대서 개최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마련한 BTS 콘서트(‘Yet To Come’ in Busan)가 10월 15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일광면 옛 한국유리 공장 부지 특설무대에서 개최된다. 관객 수는 10만 명이다. 같은 시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선 화상 중계 콘서트(1만명 규모)도 열린다. 부산시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높은 BTS 콘서트를 통해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다고 보고 어렵사리 행사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교통대책이다. 콘서트 당일 최소 11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 관객, BTS 팬이 일순간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부산시는 상당수가 비행기나 열차를 이용해 김해공항 또는 부산역에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해공항과 부산역은 공연장과 각각 38㎞, 35㎞가량 떨어져 있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를 대거 증편해 운행하기로 하고, 필요하면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일 오전 9시부터 입장시킬 계획" 

특히 차량 분산을 위해 동해남부선 일광역에서 공연장에 이르는 좁은 차도를 전면 통제하고, 일광역에서 내린 관람객은 공연장까지 약 15분 걸리는 경로를 걸어서 이동하게 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콘서트 당일 오전 9시부터 관람객을 입장시키는 등 최대한 분산시켜 체증을 완화하고, 방역을 강화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대비할 계획”이라며 “부산을 오가는 항공편 및 열차 편 증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방탄소년단(BTS). 뉴스1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방탄소년단(BTS). 뉴스1

천정부지 숙박요금

바가지 요금문제는 심각하다. 28일 기준 유명 숙박예약 플랫폼을 보면, 콘서트 전날인 10월 14일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는 대부분 예약이 매진됐다. 그나마 남은 방은 수백만 원 대를 호가한다. 기장의 한 호텔의 경우 ‘25% 할인 특가’로 2박에 750만원(4명·시티뷰)을 제시했다 SNS에서 뭇매를 맞았다. 이 호텔의 올 추석연휴 1박 요금은 30만원 선이다. 10배 이상 올랐다.

폭리 외 업체 측에서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한 뒤 가격을 수배 올려 다시 판매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수 온라인커뮤니티엔 “부산 지역 숙소들은 이날만 장사할 거냐”, “진정한 낼없사(내일이 없는 사람)”, “부산 이미지 추락 중” 등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이에 일부 팬들은 아예 울산이나 창원 지역으로 숙소를 잡거나, 버스를 대절해 무박으로 다녀오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2019년 6월 15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BTS 팬미팅·콘서트. 연합뉴스

2019년 6월 15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BTS 팬미팅·콘서트. 연합뉴스

부산시는 최근 현장 점검을 통해 이 같은 숙박요금 과열 양상을 일부 확인했다. 부산시는 대규모 공연 일정에 따라 지역 숙박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도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일부 업소가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가격을 올려 재판매하는 등 행위로 엑스포 유치 기원 의미를 담은 콘서트 취지를 퇴색시킨다고 보고 있다.

바가지 숙박업소 제재방안 없어 

하지만 BTS 콘서트라는 대형 호재 속에 숙박업소가 폭리를 취하더라도 부산시 등 행정기관이 이들 민간 업체를 현실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관광협회, 숙박업지회와 함께 아직 예약을 시작하지 않은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적정한 가격 유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 부족으로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인근 울산시 등과 협력해 합리적인 가격의 숙박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30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 관계 기관과 BTS 콘서트 대비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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