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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목숨 삼킨 재앙…"성서에나 나올 홍수" 파키스탄 패닉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부터 파키스탄에 집중된 호우로 불어난 강물의 모습. 영상 트위터 캡처

지난 6월부터 파키스탄에 집중된 호우로 불어난 강물의 모습. 영상 트위터 캡처

파키스탄에서 지난 6월부터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3000만 명이 홍수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며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28일 데일리 파키스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지난 6월 14일 이후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033명(전날 밤 기준)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1527명으로 집계됐지만, 무너진 건물 등에서 계속해서 인명 피해가 추가 보고되고 있다.

홍수로 다리 등이 끊기면서 접근이 불가능해진 지역도 다수다. NDMA는 이번 홍수로 가옥 94만 9858채가 부분 또는 완전 파괴됐으며, 149개의 다리가 붕괴됐고, 3451㎞에 해당하는 도로가 유실됐다고 전했다. 군 당국이 나서 고립된 사람들을 구출하고 있지만, 내주까지 비 예보가 있어 피해 지역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에서 한 시민이 홍수로 물에 잠긴 자신의 집에서 침대를 꺼내 오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에서 한 시민이 홍수로 물에 잠긴 자신의 집에서 침대를 꺼내 오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은 매년 6~9월 몬순 우기로 접어들지만, 대체로 7월 이후에 본격적인 비가 내린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6월 중순부터 폭우가 내렸고, 강도도 평균을 훨씬 상회했다.

가장 피해가 큰 남부 신드주(州)와 발로치스탄주의 경우 올해 지난 30년의 평균치보다 약 400% 많은 비가 떨어졌다. 신드주의 한 지방 관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는 성서에서나 나올 홍수”라고 말했다. 북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에 거주하는 23세 주나이드 칸도 “수년간 공들여 지은 집이 눈앞에서 가라앉았다. 우리는 길옆에 비켜앉아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펀자브에서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펀자브에서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AP=연합뉴스

피해가 전국 단위로 발생하며 곳곳에서 식량 부족과 수인성 질병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곳곳에는 지원 물자를 실은 이동식 트럭이 나타나면 아이들이 뛰어가 긴 줄을 형성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BBC는 현지 특파원은 “수해를 입은 12세 소녀가 자신의 여동생이 구토하고 있으며, 아무것도 먹지 못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7일 수해 지역을 찾은 그는 “신의 축복을 받아 부를 쌓은 모든 이들에게 고통받는 인류를 위해 손을 내밀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이번 미숙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누구도 이런 홍수는 통제할 수 없다. 뉴욕에 이런 비가 내려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개발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저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고 말했다.

유엔은 파키스탄을 돕기 위해 1억6000만 달러(약 2148억원)를 모금할 계획이다. 미국·영국·아랍에미리트 등이 지원을 발표했지만, 파키스탄 정부가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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