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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술 마시고 우영우 찍었다"…'주기자' 밀어낸 '동그라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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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우' 극중 동그라미의 패션은 "힙하지만 힙하지 않게, 따라하고 싶지만 따라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을 주문한 작가의 요청대로 만들었다. 주현영은 "자기 멋에 죽고사는 친구지만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고싶지는 않은 스타일을 만들었다"며 "머리에는 매 번 다른 색깔의 브릿지(부분 염색)를 붙이고, 초거나 크롭탑 등 Z세대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카고바지, 십자가 귀걸이, 초커 등 묘한 패션과 섞었다"고 밝혔다. 사진 에이스토리

'우영우' 극중 동그라미의 패션은 "힙하지만 힙하지 않게, 따라하고 싶지만 따라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을 주문한 작가의 요청대로 만들었다. 주현영은 "자기 멋에 죽고사는 친구지만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고싶지는 않은 스타일을 만들었다"며 "머리에는 매 번 다른 색깔의 브릿지(부분 염색)를 붙이고, 초거나 크롭탑 등 Z세대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카고바지, 십자가 귀걸이, 초커 등 묘한 패션과 섞었다"고 밝혔다. 사진 에이스토리

"저는 체면을 많이 차리는 사람인데, 동그라미는 너무 충동적인 인간이라서 사실 걱정이 너무 많았어요."

지난 18일 막을 내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우영우의 절친 동그라미 역을 맡은 배우 주현영(26)은 "동그라미 역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현영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는 게 제겐 너무 과분해서 실감이 안난다"며 "마지막 방송을 극장에서 단체 관람한 것도 몰래카메라처럼 적응이 안됐다. 포토월도, 취재진도, 팬들도 익숙치 않아서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난 체면 차리는 사람, 충동적인 동그라미와 너무 달라 걱정했다”

주현영은 '우 투더 영 투더 우' 인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인사말은 숙제를 떠안은 기분으로 만들고는, 좀 더 웃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었다"며 "그런데 작가님이 빵 터지면서 '이거 영우랑 같이 하면 너무 귀여울 것 같아'라고 해주고. 박은빈도 너무 잘 받아줘서 잘 나온 것 같다. 요즘 식당이나 길에서 이 인사법으로 인사해주는 사람도 많아서 '많이 봐주시는구나' 실감한다"고 말했다. 사진 AIMC

주현영은 '우 투더 영 투더 우' 인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인사말은 숙제를 떠안은 기분으로 만들고는, 좀 더 웃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었다"며 "그런데 작가님이 빵 터지면서 '이거 영우랑 같이 하면 너무 귀여울 것 같아'라고 해주고. 박은빈도 너무 잘 받아줘서 잘 나온 것 같다. 요즘 식당이나 길에서 이 인사법으로 인사해주는 사람도 많아서 '많이 봐주시는구나' 실감한다"고 말했다. 사진 AIMC

지난해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서 주기자로 남긴 강렬한 인상을 동그라미로 밀어낸 주현영은 뜻밖에도 “동그라미는 나와 너무 다른 캐릭터여서 자신이 없었다”며 "원래 성격은 최수연 변호사에 더 가깝다"고 했다. 그는 주기자나 동그라미와는 사뭇 다른, 조곤조곤한 말투로 질문에 답했다.

그는 “저는 체면을 많이 차리고, 눈치도 많이 보는 사람인데 동그라미는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내뱉는 충동적인 사람”이라며 “나와 결이 너무 달라서 ‘내가 이 친구의 충동적인 모습에 100% 공감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에 처음엔 힘들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주기자, 동그라미와 다르게 주현영의 본캐는 ‘걱정인형’”이라는 주현영은 드라마에서 갑자기 제사에 뛰어들어 갈등을 겪고 있던 친척들에게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주도적으로 휘저어야 하는 장면이고, 모두를 ‘당황’ 정도가 아니라 ‘경악’시킬 미친 행동을 하는 장면”이라며 “동그라미가 아닌 주현영으로서는 제정신에 할 수 없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이라서 숨이 안 쉬어지고 토할 것 같을 정도로 심하게 긴장했다”고 말했다. ‘술병 들고 등장, 술 냄새가 잔뜩 난다’로 시작하는 장면을 술 대신 물을 마시며 찍었지만, 막바지에 제일 중요한 컷을 찍을 때는 “감독님이 ‘진짜 청주를 넣어줄까?’ 하셔서 실제 청주를 한 모금 마시고 찍었다”고 했다.

“‘주기자’ 똘끼 믿어준 제작진, 실망시키면 안된다” 부담도

"본캐는 최수연에 가깝다"는 주현영은 "'우영우' 초반엔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게 없었더라면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며 "우영우와 털보사장과 계속 만나면서 동그라미의 캐릭터를 찾아갔고, '나와 다른 캐릭터도 주변 사람과 함께 만들 수 있구나' 자신감이 좀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 에이스토리

"본캐는 최수연에 가깝다"는 주현영은 "'우영우' 초반엔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게 없었더라면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며 "우영우와 털보사장과 계속 만나면서 동그라미의 캐릭터를 찾아갔고, '나와 다른 캐릭터도 주변 사람과 함께 만들 수 있구나' 자신감이 좀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 에이스토리

동그라미의 대사는 절반 정도가 애드리브라고 했다. 우영우가 첫 재판을 앞두고 ‘이의 있습니다!’를 연습하는 장면에서 "아!에!이!오!우! 똥꼬에 힘 줘"라며 발성 연습을 시키는 것도 대본에는 없던 내용이다.

“주기자에서 똘끼를 봤다, 그걸 동그라미에게 입혀보고 싶다”는 제작진의 설득에 동그라미 역을 선택한 주현영은 처음엔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SNL에서의 웃긴 모습을 보고 캐스팅해주셨는데,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강박으로 많이 경직됐었다”며 “영우, 털보, 권모술수 등 극 중에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SNL'에서 '주기자' 캐릭터로 화제가 된 주현영은 "SNL이 화제가 되면서 웃긴 캐릭터로 고착될까봐 초반엔 조금 걱정도 했지만, 나중엔 '주기자만큼 열정 쏟은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지난해 쿠팡플레이 'SNL'에서 '주기자' 캐릭터로 화제가 된 주현영은 "SNL이 화제가 되면서 웃긴 캐릭터로 고착될까봐 초반엔 조금 걱정도 했지만, 나중엔 '주기자만큼 열정 쏟은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혼자 이끄는 부분이 많았던 SNL에 비해 정극 연기는 끊임없이 상대와 호흡하며 가는 점이 가장 다르다는 주현영은 “첫 정극 연기를 박은빈과 함께 해서 너무 큰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은빈 언니는 뭘 해도 다 받아주고, ‘더 해도 된다’고 얘기해줬다”며 “초반 촬영을 하면서 ‘방금 찍은 거 너무 오버했던 것 같다’고 걱정하는 내게 은빈 언니가 ‘아니다, 그게 최선이고 너는 잘했다’고 말해줘서 감동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 받고도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걱정… '우영우' 이후 자신감"

제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주현영은 수상소감을 말하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우영우' 종영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현영은 "'주기자'로 상을 맏았지만, 이후에 실망을 끼쳐드리면 어떡하지 걱정을 더 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제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주현영은 수상소감을 말하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우영우' 종영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현영은 "'주기자'로 상을 맏았지만, 이후에 실망을 끼쳐드리면 어떡하지 걱정을 더 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주현영은 주기자로 인기를 얻고 “폭풍 같은 한 해를 보냈지만, 걱정이 너무 컸다”고 돌이켰다. 주기자로 처음 상을 받고 눈물을 보였던 백상예술대상(TV부문 여자 예능상) 때는 “기쁘기보다 무서웠다”고 했다.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아해주시는데 다음에 그 이상 못 보여드리면 어떡하나 라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우영우’ 방영 이후인 7월에 열렸던 청룡 시리즈 어워즈에서는 자신감이 생겨, “마냥 행복하게 시상식을 즐겼던 것 같다”고 했다.

'걱정인형' 주현영이 불안을 더는 방법은 '뭐든 웃기게 생각하기'다. 그는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펼쳐져도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하면서 '이걸 제3자가 보면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하면 웃음이 난다"며 "그러면 멘탈이 무너져도 회복이 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주기자로 유명세를 얻은 초반엔 '웃긴 이미지'로 굳어지는 데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이제는 주기자 만큼 열정을 쏟은 새 캐릭터를 보여줘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며 "앞으로 세상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연기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돌이켜보면 운이 너무 좋았고, 20대를 충만하고 행복하게 보냈다"는 주현영은 "5년, 10년, 20년 뒤에도 연기를 즐기고 그런 주현영을 찾아주는 분들이 있으면 그게 성공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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