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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女배구팀 국제대회 마스크 누가 씌웠나...“과도한 방역" 시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22 아시안컵 여자배구대회에서 중국 대표팀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합에 나섰다. 사진 중국CCTV 캡쳐

2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22 아시안컵 여자배구대회에서 중국 대표팀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합에 나섰다. 사진 중국CCTV 캡쳐

중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마스크를 하고 국제 경기에 나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배구협회가 공식 사과 성명을 냈지만 선수들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여론이 더 악화됐다.

2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22 아시안컵 여자배구대회에서 중국 대표팀이 이란과 맞붙었다. 그런데 이란 선수들과 달리 중국 여자 선수들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펼쳤고 이 모습은 중국 관영 CCTV-5(스포츠 채널)을 통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선수들은 호흡이 가쁜 듯 서브 직전 마스크를 들어 올렸다 내리는가 하면, 숨을 쉴 때마다 마스크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중국팀은 1세트에서 패한 뒤 마스크를 벗었고 다음 3세트를 연달아 이기며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를 지켜본 중국 시민들은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인 웨이보에선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운 날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죽을 것 같다”,“마스크를 쓰고 격렬한 운동을 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며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020년 4,5월 중국 후난성의 중학교에서 체육 시간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달리다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 숨지는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후 학교 체육 시간에는 상호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중국배구협회 마스크 착용 사과' 기사가 많이 본 뉴스 1위에 올라있다. 사진 바이두 캡처

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중국배구협회 마스크 착용 사과' 기사가 많이 본 뉴스 1위에 올라있다. 사진 바이두 캡처

결국 중국배구협회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 측은 “경기에서 대표팀이 마스크를 착용해 큰 우려를 불러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세심한 업무 부족으로 국민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합 전 일부 선수들에 증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선수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협회의 이 같은 발표는 오히려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네티즌들은 “중국배구협회의 반응은 실망스럽다.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책임이 전가하고 있다”며 “어떤 지도부가 이런 결정을 내렸나. 배구협회 지도자들은 마스크 끼고 5km 달리게 하라”며 지도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일부에선 “선수들에 방호복을 입히지 못해 죄송하다”며 당국의 과도한 방역 조치를 비꼬기도 했다. 중국 여자배구팀 마스크 착용 논란은 26일 오전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많이 본 뉴스 1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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