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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동맹 울산·경주·포항] 해오름동맹, 법적 구속력 지닌 ‘특별자치단체’ 설립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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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경주·포항시에 제안

 한반도에서 아침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은 대 표적 해맞이 장소다. 주위에 는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뿐 아니라 여름이면 피서객이 모이는 진하해수욕장이 옆 에 있다. [사진 울산시]

한반도에서 아침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은 대 표적 해맞이 장소다. 주위에 는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뿐 아니라 여름이면 피서객이 모이는 진하해수욕장이 옆 에 있다. [사진 울산시]

울산과 경북 포항, 경주가 연합한 ‘해오름 동맹’이 하나의 특별자치단체 설립을 추진한다. 민선 8기 들어 해오름 동맹 협력 강화에 나선 울산시가 최근 포항·경주에 ‘해오름 연합시(가칭)’ 설치를 제안하면서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24일 “세 도시 간 상생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협의체인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를 넘어 법적 구속력을 지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견고한 업무연계와 종합적인 행정사무 처리가 가능하고, 국가 균형발전 예산확보 등 공동의 이익 창출도 수월한 연합시 설치를 경주시와 포항시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해오름 동맹은 한반도 내륙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도시의 연합이라는 뜻이다. 울산의 간절곶, 경주의 감포읍, 포항의 호미곶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세 도시는 신라 때부터 이어져 온 동해 남부 거점도시라는 역사·지리적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앞서 2016년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하면서 30분대 생활권으로 거듭난 세 도시는 동해안 광역 경제권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자며 해오름 동맹을 결성했다.

 경주바다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유산으 로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사진 경주시]

경주바다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유산으 로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사진 경주시]

해오름 동맹 세 도시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약 200만명이며 경제 규모도 95조원(2019년 지역내총생산 기준)에 달한다. 소재(포항), 부품(경주), 완성품(울산)으로 이어지는 산업적 연관성도 높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세 도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동해안 연구개발특구 지정’이 무산된 이후 이렇다 할 상생 협력 사업이 추진되지 않았다.

올해 부임한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특별연합)’의 실익을 따지며 추진 속도를 늦추고, 경주와 포항에 다시 손을 내밀면서 해오름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김 시장은 “울산의 이익 측면에서 보면 해오름 동맹 강화를 부·울·경 특별연합보다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근 포항시와 경주시도 해오름 동맹 강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인근 울산 등 자동차 산업 관련 도시와의 광역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해오름 동맹 강화를 통해 산업 생태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항시도 “해오름 동맹과 관련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실무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세 도시는 오는 가을 ‘2022년 하반기 해오름 동맹 상생협의회 정기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울·포·경의 민선 8기 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첫 회의이다. 이 자리에서 지난 2월 합의한 ‘초광역전철망 구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해오름 동맹은 초광역전철망을 조성해 울·포·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을 잇는 동해 남부선 광역전철을 신경주역을 지나 포항과 동대구역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전철을 영남권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초광역전철망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해오름 동맹은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등에 해당 계획을 공동 건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오름 동맹은 울산과 경주를 잇는 ‘수소트램’ 건설도 추진한다. 울산 송정지구~경주 입실~불국사역까지 22.4㎞ 구간을 수소트램으로 연결해 등하교나 출퇴근 등 세 도시를 일상적으로 오가는 이들을 위한 대중교통을 만드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2022년 상반기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에서 신규사업으로 채택됐으며 사업비는 약 26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오름 관광 활성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해오름동맹관광실무협의회는 이달부터 11월까지 ‘2022 해오름동맹도시 한 번에 한 주 살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울산·포항·경주 세 도시 중 2개 이상의 도시에서 자유 여행을 즐길 체험단을 모집해 최대 6박 7일의 체류 비용을 지원하고 여행 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겨 홍보하는 사업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연합시 구성 논의는 3개 지자체가 견고한 체계 구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논의하고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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