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요청글 뭐길래…아픈 배 참고 케이크 만든 사장님 '훈훈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페 사장이 만든 레터링 케이크와 주문 요청서.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카페 사장이 만든 레터링 케이크와 주문 요청서.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한 카페 사장이 갑작스러운 복통에도 '아빠 된 것 축하해'라는 문구 요청에 정성스럽게 레터링 케이크를 만들어 보냈다는 훈훈한 사연이 소개됐다.

카페 사장 A씨는 2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어젯밤 있던 긴박한 일. 그리고 돌아온 리뷰'라는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그는 배달 주문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작스레 복통이 찾아왔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부랴부랴 화장실로 향하던 도중 배달 주문이 들어왔고, 주문서를 확인한 A씨는 레터링 케이크 주문에 당황했다. 빨리 제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이성을 겨우 부여잡고 요청 문구를 확인한 순간 '이건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요청한 문구는 '아빠 된 것 축하해. 사랑해'였다. 배달 장소도 여성 병원이었으며, 도착 전에 전화를 달라는 메시지도 남겨져 있었다.

A씨는 "부랴부랴 초콜릿 녹이고 글씨 쓰는데 손은 떨리고 식은땀이 났다"며 "근데 더 예쁘게 써야 할 것 같아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문구를 썼다"고 말했다.

문구를 다 적은 A씨는 "아빠는 축하해주는데 그럼 엄마는 누가 축하해주나 싶었다"며 "왠지 느낌에 엄마분께서 출산 혹은 검진 후에 아빠분이랑 드시려는 것 같았다"고 추측했다.

이어 "항상 배달 보낼 때 짧게라도 손편지 적어서 나가는데, 이번에는 괄약근에 힘주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손편지랑 서비스를 같이 보냈다"고 밝혔다.

손편지에는 "누군가 아빠가 됐다는 것은 또 누군가는 엄마가 됐다는 뜻이겠죠? 요건 제가 엄마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고 적었다.

카페 사장이 엄마가 된 고객을 위해 직접 적은 손편지.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카페 사장이 엄마가 된 고객을 위해 직접 적은 손편지.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이후 배달앱에는 이 손님의 별점 5점 리뷰와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손님은 "출산하고 병원에서 조리 중인데 고마운 마음 담아 남편에게 선물했다"며 "사장님께서 제 몫의 서비스까지 챙겨주셔서 너무 감동했다. 진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정성 가득 따뜻한 마음으로 운영하시다니, 동네가 아니라서 아쉽다. 소중한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해당 고객이 올린 리뷰 글과 사진.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해당 고객이 올린 리뷰 글과 사진.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이를 본 A씨는 "사실 리뷰를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냥 축하해 드린 건데 예쁘게 사진 찍어서 리뷰까지 적어주셔서 저도 감동했다"며 "물론 올려주시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식은땀 흘리면서 보낸 보람이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해당 글을 본 다른 자영업자들은 "내가 받은 서비스도 아닌데 감동이다", "좋은 일 하셨다", "엄마 미소가 내내 지어졌다. 인류애 충전하고 간다", "사장님의 괄약근에 특급 칭찬 보낸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